미국의 물가 지표가 반도체주를 다시 흔들었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3.7% 상승했습니다. 전달의 3.4%를 웃돌면서 물가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죠. 15일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상승폭이 더 컸습니다. PPI는 전월보다 1.3%, 전년동기보다 6.3% 급등하며 시장예상치를 2배이상 웃돌았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날카로웠습니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지난 한주동안(10.6-10.16) 4.5%, S&P 500지수는 같은 기간 1.9% 떨어졌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일연속 하락했고, 지난 한주동안 11.4% 급락했습니다. 충격은 한국 증시로도 번졌습니다. 15일 코스피는 반도체주 중심의 매도세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종가는 6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16일 소폭 반등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미국의 물가 불안과 AI 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반도체 비중이 큰 국내 시장을 동시에 압박했습니다.
이제 이번 주 시장도 낙관보다는 비관이 앞서는 상황입니다. 고물가 고금리 AI 업황에 대한 불안감 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거시 경제상황보다 기업 실적과 미시적 경제지표, 통화정책 기조에서 반등의 근거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20일 넷플릭스, 21일 테슬라가 차례로 성적표를 공개하고, 22일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업이 높은 금리에도 이익을 늘릴 수 있는지, 중앙은행은 물가와 금융시장 불안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가 한 주의 핵심입니다.
20일 미국 장 마감 후(한국은 21일 새벽) 발표되는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은 소비와 플랫폼 기업의 수익성을 함께 살펴볼 기회입니다.
이번 발표에서는 매출 증가율과 함께 이익이 늘어나는 과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광고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지, 콘텐츠에 투입한 비용이 시청과 매출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입니다. 가격을 올려 매출을 늘렸더라도 이용자들의 시청 시간이 줄거나 이탈 부담이 커진다면 성장의 지속성을 둘러싼 의문이 남습니다.
특히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불거진 구조조정이 관심을 끕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넷플릭스가 약 10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최고콘텐츠책임자도 교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비용 절감이 이익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시장은 이를 성장 둔화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경영진이 조직 개편과 향후 콘텐츠 전략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중요해졌습니다.
국내 콘텐츠 관련주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콘텐츠 투자를 늘려 성장한 것인지, 제작비를 줄여 수익성을 높인 것인지에 따라 국내 기업에 돌아오는 효과는 달라집니다. 한국 콘텐츠 발주와 제작 예산에 관한 언급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죠.
21일 미국 장 마감 후(한국은 22일 새벽)에는 국내 서학개미들의 ‘최애’ 테슬라가 실적을 발표합니다. 테슬라는 이미 3분기에 차량 48만6000대 이상을 인도하고 에너지저장장치 13.7GWh를 공급했다고 공개했습니다. 판매 규모가 먼저 알려진 만큼 이번 실적에서는 그 물량으로 얼마나 벌었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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