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정부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중국 정보기관에 포섭된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 기업인 사이에 연인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여성은 엔비디아 고객사 임원으로, 미국의 첨단 반도체 대중국 수출 통제와 관련해서도 주목받는 인물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각)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보당국이 황 CEO와 앨리스 황(Alice Huang) 메가스피드(Megaspeed) 임원 사이의 관계를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메가스피드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엔비디아 고객사다.

美 정보당국, 中 정보기관 포섭 가능성 제기

FT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올해 초 정보당국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메모를 작성했다. 메모에는 황 CEO가 앨리스 황과 연인 관계였다는 정보가 담겼다. 미국 정보당국은 앨리스 황이 중국의 주요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MSS)에 의해 첩보 활동을 목적으로 포섭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메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 소수에게 전달됐다. FT 보도는 익명의 관계자들이 전한 미국 정부의 판단에 근거한다. 황 CEO와 앨리스 황의 사적 관계나 실제 첩보 활동 여부가 독립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백악관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FT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엔비디아 역시 관련 메모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엔비디아는 앞서 황 CEO가 매년 수천명의 고객사 임원을 만난다고 설명한 바 있다.

美 의회 조사 요구…반도체 수출 통제 논란 확대

이번 보도는 미국 의회가 황 CEO에게 중국의 첩보 활동 의혹과 관련한 비공개 출석을 요구한 직후 나왔다. FT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주요 의원들은 전날 황 CEO에게 하원 중국 관련 위원회와 외교·정보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의원들은 미국 정보당국이 황 CEO를 중국 첩보 활동의 표적으로 판단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엔비디아의 보안 관리 체계도 확인할 계획이다.

메가스피드는 2023년 중국 게임회사에서 분리된 기업이다. 미국 당국은 이 회사가 수출 통제를 위반해 첨단 엔비디아 반도체를 중국으로 밀반입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앞서 관련 의혹을 자체 조사했으나 위법 행위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AI 반도체 확보가 군사 현대화를 가속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황 CEO는 올해 초 엔비디아의 H200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이후 여러 차례 대통령과 만났다. 이번 사안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정책과 기업 경영진의 정보 보안 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