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임기를 약 8개월 남기고 조기 퇴임한다고 밝혔다. 재임 기간 비트코인을 투기적 자산으로 규정하고 중앙은행 준비자산 편입에 반대해 온 그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크립토포테이토는 31일(현지시각) 라가르드 총재가 2027년 2월7일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라가르드는 2019년 11월부터 ECB를 이끌어 왔으며 비트코인과 디지털자산(가상자산)에 대해 일관되게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비트코인 “가치 없다”… 투기·자금세탁 위험 경고

라가르드는 2021년 1월 로이터 넥스트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투기성이 매우 높은 자산으로 규정했다. 자금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다며 국제적으로 조율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2년에는 디지털자산에 대해 가치가 없으며 이를 뒷받침할 기초자산이나 안전장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라가르드는 ECB가 추진하는 디지털유로와 민간 디지털자산을 구분했다. 중앙은행이 뒷받침하는 디지털화폐와 달리 비트코인은 가치 안정성을 보장할 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2023년 말에는 자신의 아들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자산에 투자했다가 약 60%의 손실을 봤다고 공개했다.

중앙은행 비트코인 보유 반대… 퇴임 후 정책 변화 미지수

지난해 1월 알레시 미흘 체코 중앙은행 총재가 준비자산에 비트코인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중앙은행 준비자산이 유동성과 안전성을 갖춰야 하며 자금세탁 우려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 정책위원회에 참여하는 중앙은행들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나타냈다.

2026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도 분산원장기술의 혁신성은 인정하면서 디지털자산 자체는 투기적이라고 평가했다.

크립토포테이토는 라가르드의 퇴임이 디지털자산 업계에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후임 총재의 정책 방향이나 ECB의 비트코인 관련 입장 변화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