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3억달러(약 8조4300억원) 규모의 해킹 피해가 발생하면서 ‘제2의 FTX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고 성격이 다르고, 탈취 자금 일부가 동결된 데다, 바이낸스가 고객 손실을 전액 보전하겠다고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30일(현지시각) 바이낸스는 전날 발생한 보안 사고로 약 63억달러(약 8조43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초기 조사에서는 개발·운영(DevOps)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되면서 비정상적인 출금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바이낸스는 “현재까지 지갑 개인키 유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피해 사실을 파악한 뒤 테더, 서클 등 블록체인 업계 파트너들과 협력해 약 30억달러(약 4조143억원) 규모의 피해 자산을 동결했다. 거래소는 나머지 자금에 대해서도 추적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객 보호기금인 SAFU와 회사 자금으로 손실을 전액 보전하겠다는 방침이다.

FTX와 결정적 차이…고객 자산 보전 능력이 핵심

사고 여파로 비트코인은 한때 7만6000달러대까지 밀리며 액세를 이어갔다. 온체인 지표에서도 바이낸스의 자산 감소 움직임이 포착됐다. 크립토퀀트의 거래소 보유량 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70만개를 웃돌던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약 68만2300개까지 감소했다. 거래소 보유량 감소는 통상 외부 지갑으로의 자산 이동 등을 반영한다.

이와 관련해 크립토퀀트 인증 기고자 크립토댄(Crypto Dan)은 “이번 사고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장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FTX 사태와 이번 사고의 구조적 차이 때문이다.

2022년 FTX 파산은 고객 자금이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로 유용되면서 대규모 재무 공백이 드러난 사건이다. 하지만 이번 바이낸스 사고는 ‘외부 공격으로 인한 자산 탈취’가 핵심이다. “거래소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손실을 보전한다면 고객 자산 상환 불능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2월 바이비트가 약 15억달러(약 2조72억원)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었을 당시에도 초기에는 시장 불안이 확산됐다. 그러나 바이비트는 외부 유동성을 확보하고, 출금 요청을 처리하면서 운영을 이어갔다. 이후 시장도 충격에서 점차 벗어났다.

바이낸스 역시 SAFU 기금과 자체 자금을 활용한 대응에 나섰다. 다만 SAFU 기금은 약 10억달러(약 1조3381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어 전체 손실을 보전하려면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현재까지 동결되지 않은 자산도 상당한 만큼 실제 손실 보전과 입출금 정상화 여부가 시장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하세가와 유야 비트뱅크 시장분석가는 “바이낸스가 고객 자산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손실을 보전하며 정상 운영을 신속하게 재개한다면 시장 충격은 비교적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