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구글이 금융기관을 위한 디지털자산 수탁 보안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회사 알파벳도 해당 기술을 활용해 솔라나와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의 자체 디지털자산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심포지엄에서 기관용 보안 플랫폼 ‘구글 멀티파티 컴퓨트(Google Multi-Party Compute·MPC)’를 공개했다.

현재 주요 금융기관들과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스트에 참여한 금융기관의 명단과 구체적인 서비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은 디지털자산을 보호하는 개인키를 여러 곳에서 나눠 관리하는 다자간연산(MPC) 기술이다.

개인키는 디지털자산을 다른 지갑으로 옮길 때 필요한 일종의 비밀번호다. 기존 방식에서는 개인키 하나가 유출되면 자산을 탈취당할 위험이 있다.

반면 다자간 연산 기술은 개인키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관리한다. 거래할 때는 각 시스템이 자신의 조각을 이용해 공동으로 전자서명을 생성한다. 개인키 전체를 한곳에 모을 필요가 없어 특정 시스템이 해킹당하더라도 자산이 탈취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쉽게 말해 하나의 금고 열쇠를 한 사람이 보관하는 대신 여러 사람이 나눠 관리하고, 정해진 수 이상의 참여자가 협력해야 금고를 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은행이 개인키의 일부를 자체 서버에, 나머지를 구글 클라우드와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에 각각 보관할 수 있다. 거래를 실행할 때는 세 곳 가운데 두 곳 이상이 공동으로 전자서명을 생성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은행은 송금 한도나 수취 지갑 주소, 부서별 승인 절차 등도 사전에 지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킹뿐 아니라 내부 직원의 무단 거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이미 해당 기술을 실제 디지털자산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에 따르면 알파벳은 이더리움과 솔라나 네트워크상의 자체 디지털자산을 보호하는 데 MPC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자산 종류와 보유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의 공식 기술 문서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에서 사용하는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 서명이 지원 대상으로 명시됐다.

구글 클라우드는 2022년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2023년에는 솔라나 블록체인 데이터를 자체 분석 플랫폼인 빅쿼리(BigQuery)에 통합했다.

지난해 3월에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운영사 CME그룹과 자체 분산원장 기술인 ‘구글 클라우드 유니버설 레저(GCUL)’를 활용한 기관 간 결제 및 자산 토큰화 실험에 착수했다.

올해 3월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은행(BMO)이 CME그룹 및 구글 클라우드와 함께 GCUL을 활용한 토큰화 현금·예금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MPC 서비스는 기존 결제·토큰화 인프라에 디지털자산 보안 기술을 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융기관이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발행하고 결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반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파이어블록스(Fireblocks), 비트고(BitGo), 포르데피(Fordefi) 등 기존 기관용 디지털자산 수탁·보안 기술 기업들과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구글은 향후 양자컴퓨터 공격에 대응하는 양자내성암호 기술도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서비스가 양자컴퓨터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구체적인 도입 일정도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