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10월 수출입동향
62년만에 수출 1만배 커져
美·中·獨 이어 1조달러 눈앞
전체 수출 중 49%가 반도체
대기업 편중·美 견제는 숙제

다만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쏠림 현상과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통상 압박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일 산업통상부는 '10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수출액이 115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1~10월 누적 수출액은 9300억달러로 사상 처음 9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정부는 현 추세라면 11월 중하순에 연 수출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964년 처음 1억달러를 넘어선 후 62년 만에 수출 규모가 1만배로 커지게 됐다.

지난달 주력 수출 품목 20개 중 18개가 증가하며 성장의 폭도 넓어졌다. 수출 선봉에는 반도체가 섰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564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59.4% 급증했다. 역대 10월 최대이자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높은 메모리 가격과 수출 물량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AI 투자 효과의 온기는 저장장치와 전력기기로도 퍼져나갔다.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로 컴퓨터 수출이 496.6% 늘어난 5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용 변압기와 전선·케이블 수요도 확대되면서 전기기기 수출은 74.0% 증가한 19억9000만달러로 월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른 품목들도 힘을 보탰다. 자동차 수출은 18.1% 증가한 65억5000만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53.1% 늘어난 20억6000만달러, 전기차가 41.6% 증가한 10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바이오와 화장품도 역대 10월 최고 실적을 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시장 다변화와 의약품 위탁생산(CMO) 다년 계약에 따른 물량 확대에 힘입어 30.2% 늘어난 1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화장품은 미국·중국·유럽연합(EU)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57.5% 증가한 14억4000만달러를 달성했다. K푸드의 인기도 수출에 힘을 보탰다. 면·음료·소스류 등의 호조로 농수산식품 수출은 11.6% 늘어난 11억1000만달러로 역대 10월 최대였다.

다만 지나치게 늘어난 '반도체 편식' 현상은 과제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30%대였던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49%로 높아졌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34% 늘었지만, 전체 수출 증가액의 약 73%는 반도체에서 나왔다. 글로벌 AI 투자나 메모리 가격이 조정받으면 한국 수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대기업 중심 주력 산업의 호황을 중소·중견기업으로 확산하는 것도 과제다. 역대급 수출 실적이 개별 기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고르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수출액이 각각 80%, 27.5% 늘었지만 물량은 7.5%, 6.8% 줄었다.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단가 상승이 수출액 증가를 이끈 만큼 본격적인 수출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통상 환경이 변수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의 행정부 견제 수위가 달라질 수 있지만,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와 공급망 재편 기조가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기업을 향한 관세와 대미 투자 이행 압박도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