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국 ‘인디애나 팹’ 기공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추가투자와 관련해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에 또 다른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곽 CEO는 27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팹 기공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내 추가 투자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어디든 열려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전세계 어느 곳이든 검토하고 있다. 기회를 주고 고객과 함께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어떤 지역·국가든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가 제시하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오늘 같은 행사처럼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AI 산업에 또 다른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곽 CEO는 ‘AI 데이터센터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관련해 “침체(downturn)를 예고하는 뚜렷한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이 2030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물론 언젠가는 AI가 정점을 넘어서거나 미래에 또 다른 침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다음 침체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가 경험했던 과거 침체와는 다를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AI 관련 시장의 경우 시장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곽 CEO는 “과거 여러 차례 침체를 겪었을 때 메모리 사업은 본질적으로 100% 범용 상품이었고,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조였다”며 “하지만 HBM의 경우 고객과 반도체 제조사 모두 칩 개발에 참여하고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해 시장 수요를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반도체 시장에) 침체가 닥친다고 하더라도 급격한 감소는 없을 것이며, 수요가 서서히 감소하거나 정체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기업인 키옥시아의 전환사채(CB)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키옥시아의 최대 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곽 CEO는 “키옥시아 지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나 확정된 계획은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서 AI 산업에 기여하는 것처럼 일본 내 반도체 사업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확정된 계획이나 방향은 없지만, 낸드플래시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시장을 개척할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 CEO는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계획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 단계이며, (IPO의) 철회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답을 아꼈다.

인디애나 팹에 대한 투자금이 초기 투자금액보다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4년 첫 투자발표 당시 약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투자금은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 CEO는 “투자 금액의 변동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최종 금액이 달라진 떄와 차이점은 시장의로부터의 수요가 훨씬 더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 CEO는 인디애나 팹 운영을 위한 인력 확보방안과 관련해 “먼저 이곳에 진출한 기업 두 곳의 사례에서 배우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이었고, 그 결과 대학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지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 팀은 이미 오랜 기간 현지 교육기관들과 협력해왔기 때문에, 이런 협력을 바탕으로 몇 년 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곽 CEO는 SK그룹 계열사인 SK온의 켄터키 공장 건설에서 얻은 경험을 언급하며 “한국 밖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현지 문화와 법, 관행, 사업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공적 사업을 위해 모든 부분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