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미국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국가시장시스템 규정(Regulation NMS) 일부 폐지 방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2005년 도입된 기존 주식시장 규칙이 온체인 기반 토큰화 증권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24일(현지시각) 외신 더블록에 따르면 블록체인협회는 SEC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레귤레이션 NMS(Regulation NMS)의 규칙 611(Rule 611)과 규칙 610(e)(Rule 610(e))를 폐지하는 방안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레귤레이션 NMS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여러 거래소와 거래 시스템 간 가격 경쟁과 주문 체결을 관리하기 위해 마련된 규제 체계다. 두 규칙은 2005년 도입됐다.

규칙 611은 이른바 ‘트레이드 스루(trade-through)’를 방지하는 주문보호규칙이다. 한 거래소에서 주식을 거래할 때 다른 거래소에 더 유리한 가격의 호가가 존재한다면 이를 무시하고 불리한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는 것을 제한한다.

규칙 610(e)는 서로 다른 거래소의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가 같거나 가격 관계가 역전되는 ‘록드(locked)·크로스드(crossed) 마켓’ 호가 표시를 제한한다.

블록체인협회는 “규칙 611과 610(e)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지난 20년 동안 시장 참여자에게 상당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지난 6월 두 규칙을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장 구조를 단순화하고 거래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제안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 절차는 17일 종료됐다.

“2005년 규칙, 토큰화 시대와 맞지 않아”

블록체인협회가 규칙 폐지를 지지한 핵심 이유 중 하나는 ‘토큰화(Tokenization)’다.

협회는 현재 금융시장이 2005년과 비교해 훨씬 빠르고 자동화됐으며 거래 시스템 간 연결성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을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토큰 형태로 발행·거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기존 시장 구조를 전제로 만들어진 규제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오늘날 시장은 2005년 이후 극적으로 발전했으며 현재는 전통자산을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표현하는 혁명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행 규칙이 토큰화된 시장 인프라 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레귤레이션 NMS는 여러 중앙화된 거래소에 흩어진 호가를 비교해 가장 좋은 가격을 찾아 거래하도록 설계됐다. 반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거래와 결제가 온체인에서 이뤄질 수 있어 거래가격뿐 아니라 결제 속도와 확정성, 투명성 등 다양한 요소가 거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협회 측 논리다.

이에 따라 협회는 SEC가 증권 거래의 적정성을 평가할 때 단순 가격 외에도 토큰화 증권이 제공하는 여러 이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협회는 한발 더 나아가 SEC에 ‘최선집행(best execution)’ 관련 지침도 현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최선집행은 증권사가 고객 주문을 처리할 때 가격과 거래비용 등을 고려해 고객에게 합리적으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주문을 체결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협회는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거래되는 토큰화 증권 역시 이러한 규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SEC가 명확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SEC는 온체인 실행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것이 공정하고 효율적인 거래 체결을 달성하기 위한 규제 준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의견은 SEC가 추진 중인 미국 증권시장 구조 개편 논의에 토큰화가 본격적으로 결합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단순히 20년 된 거래 규칙을 폐지하는 것을 넘어 향후 토큰화 주식이 기존 거래소 중심의 시장 구조와 어떤 방식으로 공존할지를 둘러싼 규제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