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의 국가부채가 약 40조달러에 이른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조만간 재정적자 감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올해 순지출 삭감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24일(현지시각) 9월30일 끝나는 올해 회계연도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2조1000억달러로 추산했다. 지난해보다 2000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베선트 장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현재 약 6%에서 3%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그러나 공화당은 올여름 수천억달러 규모의 지출 삭감 계획을 철회했다. 경합지역 의원들이 유권자 반발을 우려한 영향이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정치적인 이유로 재정적자와 관련해 아무것도 이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원은 오히려 이란 전쟁 등을 위해 별도 상쇄 삭감 없이 950억달러를 추가 지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선거 이후 메디케이드 등 복지 프로그램의 사기성 지출을 줄여 약 2000억달러를 절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추가 국방비 3500억달러가 이를 웃돈다.
재정 상황은 이미 악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지출 패키지는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4조1000억달러 늘릴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1조1000억달러 규모의 순지출 삭감을 반영한 결과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주 CNBC 인터뷰에서 사기 적발 전담 조직을 통해 “수천억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감축안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과거 일론 머스크가 주도한 정부효율부의 지출 절감도 자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기 방지만으로는 재정을 안정시키기 어렵다고 본다. 샤이 아카바스 초당적정책센터 경제정책 부대표는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같은 주요 의무지출을 손보고 추가 세입을 확보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재정정책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베선트 장관의 감축안은 40조달러의 국가부채와 연간 2조달러를 넘는 적자를 실제로 줄일 수 있는지, 선거를 앞둔 의회가 지출 삭감이나 세입 확대에 동의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