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7 주택공급 대책이 오히려 주택 공급을 감소시켰다는 공공기관 평가단 분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집값 상승의 단기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와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기의 주택 인허가·착공 감소를 지목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정부 내에선 ‘LH 만능주의’가 주택공급을 감소시킨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 것이다.

27일 재정경제부가 공개한 ‘2025년도 공공기관 기관장 경영계약 이행실적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정부 주택공급계획 목표는 17만8548호였지만, 실제 실적은 14만6431호로 82%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목표 11만3375호에 13만7450호, 2024년에는 목표 11만9022호에 17만2182호를 공급해 목표를 웃돌았지만 지난해는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LH 기관장 평가에서 주택공급은 공공분양 사업승인, 공공임대 사업승인, 민간 토지공급 계약체결, 신축매입 약정체결, 정비사업 사업승인 등 5개 항목으로 나뉜다. 지난해 공공분양은 목표 5만6955호 중 4만9040호로 86%, 공공임대는 3만4070호 중 2만8477호로 84%를 달성했다. 신축매입은 5만50호 중 4만8771호로 97%까지 채웠다.

반면 민간 토지공급은 목표 2만8489호 중 1만4125호에 그쳐 달성률이 50% 수준이었다. 정비사업도 8984호 중 6018호로 67%에 머물렀다. 전체 목표 미달분 3만2117호 가운데 민간 토지공급 미달분만 1만4364호로 약 45%를 차지한다.

평가단은 민간 토지공급 부진 배경으로 “LH 구조개혁 정책 및 9·7대책에 따라 공동주택용지의 민간매각이 2025년 8월부터 지속 중단”된 점을 들었다. 민간 토지공급은 2023년 149%, 2024년 101%의 목표달성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50%로 급락했다.

평가단은 정책 영향을 제거해 민간 토지공급이 목표대로 이뤄졌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공급실적이 14만6431호에서 16만795호로 늘고 달성률도 82%에서 90%까지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LH가 조성하는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LH가 직접 주택사업을 시행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호를 신규 착공하고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정부 입장에선 민간 공급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 넘기던 물량을 LH 직접 공급으로 대체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책 전환 초기인 지난해 민간 토지공급 물량이 먼저 줄면서 기존 공급실적이 감소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2022년 이후 주택 허가와 착공 감소를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 출범 시점과 오 시장 재임 시기를 언급했다. 공급을 최대한 신속하게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정작 공공기관 평가단에선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때 발표한 9·7 부동산 대책이 공급을 감소시킨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결국 향후 관건은 민간 토지매각을 줄인 물량을 LH 직접 시행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체하느냐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9·7대책에 따른 LH 직접시행 추가 착공물량은 2026~2030년 총 5만3300호다. 올해 5100호를 시작으로 2027년 9800호, 2028년 1만5100호 등을 착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LH 신축매입임대주택 4만4000가구 착공을 목표로 세웠지만, 지난 8월 기준 실제 착공은 약 1만가구로 목표의 22% 수준에 그쳤다.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지적하자 당시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계획보다는 많이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연말까지 최대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