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비트코인이 미국 상원의 클래리티(CLARITY)법 토론종결 표결을 앞두고 7만6000달러선으로 밀렸다. 최근 12시간 동안 1억달러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예정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15일(현지시각) 비트코인은 7만6752.38달러에 거래돼 전일 대비 약 1.7% 하락했다. 최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2시15분 클래리티 법 토론종결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클래리티 표결 앞두고 1억달러 청산
이날 코인피디아에 따르면 클래리티법 표결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위험 노출을 줄이면서 최근 12시간 동안 1억달러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
표결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불거졌다. 코인피디아는 민주당이 윤리 관련 문구를 문제 삼아 공화당의 클래리티법 초안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이날 비트코인 하락의 직접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미카엘 반 데 포페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최근 저점을 다시 시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래리티법 표결과 이번 주 FOMC 회의가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 데 포페는 현재 가격 흐름이 8월 말 나타난 패턴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큰 횡보 장세를 거친 뒤 저점을 한 차례 낮추고 다시 상승했다.
그는 추가 하락 때 비트코인을 매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반 데 포페는 7만5700달러 아래 가격을 비트코인을 매수하기에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가격이 하락했지만 기관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코인피디아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14일 1억60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ETF의 전체 자산 규모는 다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최근 ETF 자금 흐름은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비크람 수부라지 지오터스닷컴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ETF가 지난 3일 7억3080만달러의 강한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이후 여러 거래일에 걸쳐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수부라지는 이를 투자자들이 상승세를 적극적으로 추격하기보다 투자 대상을 더욱 선별하고 있다는 신호로 평가했다.
FOMC도 변수…미 10년물 금리 5% 넘어
코인피디아에 따르면 수부라지는 비트코인의 더 큰 시험대가 미 상원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피디아가 인용한 페드워치 자료에 따르면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93%로 반영됐다. 수부라지는 금리 결정 자체보다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가 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연준이 높은 금리 수준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경우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시경제 환경도 비트코인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코인피디아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넘어섰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107달러 부근까지 올랐다.
코인피디아는 높은 국채금리와 유가가 유동성을 압박하고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수부라지는 연준의 금리 결정을 전후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단기 주요 지지 구간으로 7만5500~7만6000달러를 제시했다. 단기 저항 구간은 8만~8만500달러로 봤다.
비트코인이 8만2800달러를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 상승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 전까지는 변동성을 추격하기보다 가격대를 나눠 매수하는 방식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