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미국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지캐시(ZEC)가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을 제치고 주간 자금 유입 1위에 올랐다. 지난달 말 미국 시장에 등장한 ZEC 현물 ETF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각) 기준 ZEC 현물 ETF의 주간 순유입액은 9821만달러(약 1359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BTC) 621만달러(약 86억원), XRP 956만달러(약 132억원), 솔라나(SOL) 1319만달러(약 183억원)를 모두 웃돌았다.
ZEC의 주간 순유입액은 BTC의 약 16배, XRP의 약 10배, SOL의 약 7배에 달한다. 반면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서는 1억4000만달러(약 1938억원)가 빠져나가 5개 자산 가운데 유일하게 주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ZEC ETF 출시 후 4주 연속 순유입
ZEC의 자금 유입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있다. ZEC 현물 ETF에는 8월28일 기준 첫 주 1289만달러(약 178억원)가 들어온 데 이어 9월4일 5796만달러(약 802억원), 11일 1억189만달러(약 1410억원), 18일 9821만달러(약 1359억원)가 각각 순유입됐다.
4주 누적 순유입액은 2억7095만달러(약 3750억원)다. 순유입 규모가 9월 들어 크게 확대된 뒤 2주 연속 1억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ZEC ETF의 총 순자산도 9억1453만달러(약 1조2657억원)까지 불어났다. 직전주 6억5089만달러에서 일주일 만에 약 40% 증가했다. 주간 거래대금은 5억32만달러(약 6924억원)였다.
ZEC로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ETF 출시로 투자 접근성이 개선된 점이 우선 꼽힌다.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8월25일 기존 지캐시 신탁 상품을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에 상장된 현물 ETF 상품인 ‘ZCSH’로 전환했다. ZCSH는 ZEC 현물에 직접 노출되는 최초의 상장 상품으로, 투자자가 ZEC를 직접 보관하지 않고 기존 증권계좌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프라이버시라는 투자 테마도 부각되고 있다. 스티브 바누르니 그레이스케일 인덱스 총괄은 ZCSH 출시 당시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금융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금융 프라이버시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ZEC는 비트코인과 같은 2100만개 공급 한도를 두면서 선택적으로 거래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다만 ZEC ETF의 초기 성장세를 모두 외부 투자자의 신규 수요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레이스케일에 따르면 ZCSH가 출시 2주 만에 운용자산 5억달러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누적 신규 유입액은 7000만달러를 웃돌았고 별도로 그레이스케일 모회사 디지털커런시그룹(DCG) 계열사가 1억달러 규모를 투자했다. 초기 자산 증가에는 이 같은 관계사 투자도 포함돼 있다.
이외 알트코인 기반 ETF에서도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XRP ETF에는 956만달러(약 132억원)가 들어오며 11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갔다. 누적 순유입액은 17억1000만달러(약 2조3666억원)로 늘었다. SOL ETF도 1319만달러(약 183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직전주 1030만달러에서 유입 규모가 약 28% 늘었다. 누적 순유입액은 13억7000만달러(약 1조8961억원)로 집계됐다.
BTC는 가까스로 순유입…ETH는 1억4000만달러 이탈
BTC 현물 ETF는 유입 규모가 제한적이었다. 한 주 동안 발생한 순유입 규모는 621만달러(약 86억원)로, 직전주 4억6273만달러(약 6404억원) 순유출에서 플러스로 돌아섰으나 다른 알트코인 ETF와 비교하면 유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BTC ETF의 누적 순유입액은 551억6000만달러(약 76조329억원), 총 순자산은 1025억3000만달러(약 141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주간 거래대금은 161억7000만달러(약 22조3739억원)였다.
반면 ETH 현물 ETF에서는 한 주 동안 1억4000만달러(약 1938억원)가 순유출됐다. 15일 1억4147만달러(약 1958억원), 16일 2억2411만달러(약 3102억원)가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18일 1억4380만달러가 다시 들어왔지만 주중 유출액을 모두 만회하지 못했다.
5개 자산을 합산하면 이번 주 현물 ETF 시장에서는 약 2987만달러(약 413억원)가 순유출됐다. ZEC ETF가 1억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들이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ETH에서 1억4000만달러가 빠진 영향이 전체 시장의 순유출로 이어졌다.
이번 주 자금 흐름의 특징은 전체 ETF 시장 규모에서는 여전히 BTC와 ETH가 압도적이지만 신규 자금의 방향에서는 ZEC가 주요 자산을 앞섰다는 점이다. 특히 ZEC는 ETF 출시 이후 4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고 있어 최근 가격 상승과 함께 프라이버시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실제 ETF 자금 흐름으로 연결되는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한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BTC는 전 주 대비 1.46% 오른 8만1744달러, ETH는 3.63% 오른 2674달러, ZEC는 4.94% 오른 15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