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하원 다수당 확보할 경우 '러트닉-테더-캔터' 유착 조사 강화 전망
[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경우 러트닉 일가와 테더, 캔터 피츠제럴드 사이의 금융 거래에 대한 조사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4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 탈환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원은 여전히 접전이다. 개표 결과가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 개최와 소환장 발부 등 강제 조사 권한을 확보하게 된다.
로이터는 지난달 13일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되찾으면 월가 금융회사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업계, 규제기관에 대한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감독위원회가 주요 조사 창구로 거론된다.
특히 러트닉 장관과 테더의 관계는 이미 민주당 의원들이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한 사안이다.
자녀 신탁 대출·테더 수익까지…조사 범위 확대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8일 러트닉 장관의 아들 브랜든 러트닉이 회장으로 있는 캔터 피츠제럴드에 13개 항목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핵심은 캔터가 테더와의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러트닉 일가에 돌아간 경제적 이익이다.
블루먼솔 의원은 △캔터의 테더 지분 관계와 연간 수익 △러트닉의 지분 이전 조건 △테더가 러트닉 일가에 제공한 대출 내역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러트닉이 상무부 장관 취임 이후에도 테더의 규제·자금조달 문제에 관여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락 기록도 요구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러트닉은 2025년 최소 2억5000만달러(약 3346억원)의 소득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캔터에서 받은 분배금이었다. 그는 장관 취임 이후 캔터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회사는 현재 두 아들이 이끌고 있다.
테더가 러트닉의 네 자녀를 수익자로 둔 신탁에 자금을 대출한 사실도 이해충돌 논란을 키웠다. 캔터는 테더의 미국 국채 준비자산 관리에 관여하고 있으며, 테더 지분 5%에 관한 경제적 권리도 확보한 것으로 보도됐다.
블루먼솔 의원은 캔터의 테더 관련 지분 가치가 6억달러에서 약 10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추정 기업가치를 적용한 수치로, 실제 지분 매각이나 현금화에 따른 실현 이익은 아니다.
캔터에 제시된 자료 제출 기한은 10월 23일이었지만, 구체적인 답변 내용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테더의 백악관 금전 거래까지 조사 확대
민주당의 조사는 러트닉 일가를 넘어 테더와 백악관 정책 담당자 사이의 금전 거래로 확대되고 있다.
블루먼솔 의원은 지난 10월22일 테더가 보 하인스 전 백악관 디지털자산 정책 담당자가 공동 설립한 컨설팅 업체 넥섬(Nxum)에 600만달러(약 80억원) 이상을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 별도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한 의원 측 주장에 따르면 테더는 하인스가 백악관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책에 관여하던 2025년 5월 넥섬과 월 41만5000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조사 대상에는 하인스가 관여했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법(GENIUS Act) 관련 로비와 금전 거래 내역이 포함됐다. 관련 답변 기한은 11월 6일이다.
다만 테더는 외부 법률 전문가를 통한 내부 조사에서 위법 행위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테더를 둘러싼 금융제재 준수 문제도 별도의 조사 대상이다. 블루먼솔 의원은 지난 9월 이란 관련 제재 대상 지갑 846개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 가운데 84%가 USDT를 독점적 또는 거의 독점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선별된 지갑에 대한 분석 결과로 테더 전체 거래의 불법 비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당 하원 장악만으로도 조사 가능…상원 확보 시 영향력 확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감독위원회를 통해 러트닉 장관이나 캔터 경영진을 청문회에 부르고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상원까지 확보할 경우 블루먼솔 의원이 소수당 간사로 참여하고 있는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의 조사 권한도 확대될 수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이끄는 민주당의 금융규제 조사 역시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새 의회는 2027년 1월 3일 출범한다. 민주당이 하원만 확보할 경우 상원 조사위원회의 권한은 별도로 달라지지 않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에 법적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러트닉 장관이나 테더의 위법 행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자녀 신탁 대출과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의회 조사권을 확보하면 그동안 자발적인 자료 제출 요구에 머물렀던 러트닉 일가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대해 보다 강제력 있는 조사가 추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간선거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