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단기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이 지난해 30억달러를 넘어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가 벌어들인 단기 근로소득은 30년 넘게 연 7억~8억달러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크게 변하며 농촌 등에서 1차 산업을 떠받치는 주요 인력이 외국인으로 변화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급료 및 임금’ 지급액은 30억2910만달러로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전년(27억240만달러)보다 12.1% 늘었고, 2021년(15억1880만달러)과 비교하면 4년 새 두 배가 됐다. ‘급료 및 임금’은 국제수지 본원소득수지의 세부 항목이다. 국내에 들어온 지 1년이 안 된 외국인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지급)과, 출국한 지 1년이 안 된 내국인이 해외에서 받은 임금(수입)을 각각 집계한다.
같은 기간 내국인이 해외에서 받은 임금(급료 및 임금 수입)은 7억8220만달러였다. 이는 1993년(8억720만달러)보다 오히려 적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단기근로자 임금 지급액은 1억3970만달러에서 약 22배로 불어났다.
수입과 지급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지난해 급료 및 임금 수지는 22억469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역대 최대 적자 수준이다. 이 수지는 1980년부터 2007년까지 흑자를 이어가다 2008년(-1억2460만달러) 처음 적자로 돌아선 이후 현재까지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단기로 해외에 나가 일하는 국민은 많지 않은 반면, 경제 구조가 바뀌면서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단기 노동자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들어 단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지급액은 증가세가 다소 꺾이는 모습니다. 1~8월 급료 및 임금 지급액은 18억94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21억970만달러)보다 10.2%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억8800만달러로 12.3% 늘어 적자 폭(13억600만달러)도 작년보다 줄었다.
국내외 단기 근로에 대한 임금 지급과 수입 통계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농업 인력난을 논의하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가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전부 다 (본국에) 송금해버리니까”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 대통령은 이후 X 게시글에서 “발언의 전후 맥락상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에 비해, 도움은 되지만 ‘크게’ 도움되는 것은 아니라는 비교화법“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수지 통계만 놓고 보면 노동소득의 해외 순유출에 대한 우려는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다. 다만 임금 지급이 곧 송금을 뜻하지는 않는다. 번 돈을 국내에서 상당 부분 생활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와 법무부의 ‘2025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이 총소득 중 해외로 송금하는 비중은 평균 25.5%였다. 송금 비중이 가장 높은 비전문취업(E-9) 근로자도 56.5%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