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가 이번 주에 잇달아 3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고선가(高船價) 선박의 매출 반영이 늘면서 일제히 지난해보다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3분기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른 점이 복병이다. 환율 변동에 얼마나 대비했는지가 수익성을 가를 전망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27일,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28일, 삼성중공업은 29일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HD현대중공업 1조34억원, 한화오션 5633억원, 삼성중공업 343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0.0%, 94.4%, 44.2% 증가한 규모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의 증가율에는 지난해 12월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한 효과가 반영돼 있다.

실적의 주요 변수는 환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평균 달러당 원화값은 1418원으로 2분기(1502원)보다 84원 올랐다. 달러로 선박값을 받는 조선사는 원화값이 오르면 같은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든다. 다만 앞으로 받을 달러를 미리 정한 환율에 팔기로 계약한 회사는 영향을 덜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평균 원화값 상승으로 조선사들의 영업이익이 2분기 환율이 유지됐을 경우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효과는 한화오션 898억원, HD현대중공업 387억원, HD현대삼호 234억원으로 분석됐다. 평균 원화값이 10원 오를 때 각각 107억원, 46억원, 28억원의 이익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다만 앞으로 받을 달러를 사실상 전액 선물환 계약으로 묶어둔 삼성중공업은 원화 강세에 따른 이익 감소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값이 오를 때 손실을 막는 대신 내릴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포기하는 구조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속도가 빠를수록 삼성중공업과 경쟁사 간 수익성 격차는 빠르게 좁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은 환율 방어와 고선가 물량 확대가 맞물릴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2024년 이후 수주한 선박의 매출 비중이 2분기 45%에서 3분기 55%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조업일수는 전 분기보다 약 6%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0.8% 안팎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달 23일 타결한 임금협상에 따른 격려금(1인당 700만원) 등 인건비가 3분기 실적에 얼마나 추가 반영됐는지는 변수다.

한화오션은 3사 가운데 환율 민감도가 가장 크다.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 분기(7361억원)보다 1700억원 이상 적다. 원화 강세 외에도 조업일수 감소와 인건비, 특수선 부문 수익성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화오션 특수선 부문은 2분기 캐나다 잠수함 수주 관련 마케팅 비용 등으로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공사비 증액이 환율 부담을 덜어줄 변수다. 지난달 멕시코 트리온 해양설비의 공사비를 1117억원 증액했다. 이미 투입한 비용을 보전받는 성격이어서 3분기 이익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과 인건비 부담도 관심사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노조는 9월 부분파업을 벌였고, 한화오션은 골리앗 크레인 4대의 가동이 한때 모두 중단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실적 발표 하루 전인 27일 2차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다. 지난 2일 1차안이 52.14%의 반대로 부결된 뒤 마련된 합의안이다. 23일 2차 잠정합의안 도출로 노조 지부장의 고공농성도 종료됐다. 다만 이달 진행된 부분파업과 한화오션의 고공농성에 따른 생산 차질은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