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올해 2분기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수도권과 충청권은 올해 2분기 나란히 5%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반해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 비중이 높은 호남권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2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수도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성장해 5개 권역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충청권도 5.0% 성장하며 뒤를 바짝 쫓았다. 반면 대구·경북을 묶은 대경권은 2.0%, 부산·울산·경남이 포함된 동남권은 1.1% 성장하는 데 그쳤다. 광주·전북·전남으로 구성된 호남권은 성장률이 0.0%에 머물렀다.

수도권의 광업·제조업 생산은 반도체·전자부품과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9.7% 증가했다. 충청권 역시 반도체·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생산이 늘면서 광업·제조업이 10.7% 성장했다. 전국 광업·제조업 평균 성장률(6.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충북의 2분기 GRDP 성장률은 11.9%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광업·제조업 생산이 반도체·전자부품과 전기장비를 중심으로 22.4% 급증한 영향이다. 충북의 GRDP와 광업·제조업 성장률은 모두 분기 통계를 작성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두 지표 모두 6분기 연속 증가했다.

경기는 반도체·전자부품과 기계장비 생산 증가에 힘입어 5.9% 성장했다. 경기의 광업·제조업 생산은 11.5% 늘었고 서비스업은 2.5% 증가했다. 충남(3.3%)과 세종(2.9%) 역시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서울의 2분기 GRDP는 5.5%, 서비스업 생산은 6.0% 증가했다. 두 지표 모두 분기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GRDP와 서비스업은 각각 10분기 연속 증가했다.

반면 전통 제조업 중심 지역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전남의 GR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화학제품과 석유정제 등의 생산 감소로 광업·제조업이 6.6% 줄었고, 농림어업 등 기타 부문도 4.8% 감소했다. 전남은 지난해 1분기(-0.9%) 이후 6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대전(-2.0%), 울산(-1.0%), 강원(-0.4%)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전은 전기장비와 반도체·전자부품 생산 감소로 광업·제조업이 9.5% 줄었고 건설업도 11.9% 감소했다. 울산 역시 석유정제와 자동차 생산 부진으로 광업·제조업이 2.7% 줄어든 데다 건설업도 7.8%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