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에게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한 뒤 임대인에게서 회수하지 못한 돈이 4년여 만에 83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반환보증 공급은 급증하고 있으나 보증사고 이후 집주인에게 돈을 받아내는 채권 회수에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김재섭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금공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관련 미회수액은 2022년 55억원에서 올해 7월 기준 4559억원으로 급증했다. 4년여 만에 약 83배로 급증한 것이다.

전세사기 문제가 본격화한 2022년 이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공급 자체가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있다.

주금공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신규 공급 건수는 2021년 5885건에서 올해 7월 기준 2만3763건으로 약 4배 늘었다. 같은 기간 공급 금액은 1조676억원에서 5조3212억원으로 약 5배로 증가했다.

보증 공급이 확대하면서 사고 발생 이후 주금공이 세입자에게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는 ‘대위변제’ 규모도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위변제 건수는 2022년 28건에 불과했으나 올해 7월 기준 542건으로 19.4배 증가했다. 대위변제 금액 역시 같은 기간 61억원에서 873억원으로 14.3배 뛰었다.

문제는 주금공이 대신 지급한 돈을 임대인에게서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면서 미회수액이 쌓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섭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로부터 세입자를 보호하려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며 “보증사고가 난 뒤 대신 갚아주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구상권 행사와 채권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입자 보호는 강화하되 임대인의 책임을 기관이 떠안는 구조가 굳어지지 않도록 회수율을 높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