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과 하청 노동조합 간 교섭에서 원청의 사용자성 등을 판단하도록 돕기 위해 설치된 고용노동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가 회의 다섯 차례에 약 2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출액의 90%가량이 민간위원 자문수당이었다. 반면 현장의 사용자성 질의에 대한 회신은 더디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위원회가 운영 비용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판단지원위는 올해 3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다섯 차례 회의를 열고 총 1953만7500원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위원 8명에게 지급한 자문수당은 1747만원으로 전체의 89.4%를 차지했다. 회의실 대관료는 194만3000원, 여비는 12만4500원이었다.

위원별로는 김기선·김철희·박귀천·이승욱·조용만 위원이 각각 237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다섯 차례 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네 차례 참석한 김홍영 위원에게는 207만원, 이준희 위원에게는 193만원이 지급됐다. 세 차례 참석한 문성덕 위원은 162만원을 받았다.

실효성 논란의 핵심은 수당 지급 규모에 비해 현장이 판단 결과를 제때 받아보고 있느냐는 점이다. 지난 8월 7일까지 접수된 사용자성 관련 질의 133건 중 고용노동부가 회신한 것은 8건이었다. 회신된 사례는 모두 공공 부문 질의였고, 민간 부문 질의에 대한 회신은 당시 한 건도 없었다.

판단지원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회신 속도에 한정되지 않는다. 위원회의 의견은 정부의 유권해석을 돕는 자문으로, 당사자를 구속하지 않는다. 실제 교섭을 둘러싼 분쟁이 노동위원회나 법원으로 넘어가면 판단지원위는 의견 제시 대상에서 해당 사건을 제외할 수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기관 간 판단 충돌을 막는 장치라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회신을 받더라도 분쟁을 끝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상당한 자문수당을 들여 운영하는 위원회가 사용자성 판단에 얼마나 빠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위원회가 현장의 혼선을 줄이려면 자문 의견이 얼마나 신속하게 회신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고용노동부는 향후 제도개선 계획에 대해 “운영 상황과 자문 사례, 운영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이나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5차례 회의에 약 2000만원을 집행하고도 실제 사용자성 판단 회신은 10건에 불과한 황제 회의식 운영으로는 제도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판단지원위의 실효성과 존립 필요성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