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에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된 횟수는 50회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12월 30일 기준) 4214.17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19일 9385.59를 찍은 후 지난 23일 기준 7080.92선으로 후퇴하며 유례없는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고점 대비 약 24.56% 급락한 수치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횟수는 총 49회(매수 24·매도 25)에 달했다. 국내 증시 역사상 전체 발동 횟수 109번 중 약 44.95%가 올해 집중된 것이다.
물론, 지난달 21일 이후 24거래일 째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사이드카가 한 번도 발동되지 않은 달은 1월과 이달 현재까지다. 월별로는 7월이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이드카는 장중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전일 대비 5% 이상 오르거나 내려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장내 프로그램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변동성 완화 장치를 뜻한다. 오토바이 옆에 매달려 보조 역할을 하는 승객용 차체(Sidecar)에서 이름을 따온 이름이다.
한국거래소는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이드카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각각 1996년, 2001년에 도입했다. 다만, 시장에 과도한 제약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 시작 전과 오후 2시50분 장 마감 직전에는 발동되지 않는다. 또, 매수·매도를 통틀어 하루에 단 1회만 발동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의 ‘비상 브레이크’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 비상 브레이크가 지난 23일 기준 총 9번 가동됐다.
서킷브레이커의 원조는 미국이다.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 사태를 계기(다우존스 지수 하루 22.6% 폭락)로 미국에서 처음 탄생했다. 국내에선 1998년 12월 코스피 시장에 최초로 도입했다. 한국거래소의 서킷브레이커는 주가지수의 하락 폭에 따라 총 3단계로 나누어 단계별로 발동된다.
1단계는 코스피(또는 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하고 그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20분간 모든 매매가 중단된 뒤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재개된다.
2단계는 전일 종가 대비 15% 이상 하락하면서 1단계 발동 지수보다 1% 이상 추가 하락(1분간 지속) 시 20분간 매매거래가 중단된다.
3단계는 전일 종가 대비 20% 이상 하락하고 2단계 발동지수 대비 1% 이상 추가 하락(1분간 지속) 시 발동된다. 특히 3단계가 터지면 그날 장은 바로 종료된다.
그간 코스피 랠리를 주도한 AI 관련주들이 글로벌 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 국제유가 등 비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6월 50조3470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7월과 8월에는 각각 36조8750억원, 25조8460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이번달 15일 기준 21조원으로 감소했다. 거래량도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달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34억6700만 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200)는 주간 종가(43.56)가 연내 고점(96.94·6월29일) 대비 반토막 나며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기도 했다.
최근 업계에선 변동성이 줄어든 원인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을 꼽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각각 지난달 20일, 24일부터 자사주를 사들이며 하방 압력에 대해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달 31일과 9월1일에는 개인·외국인·기관이 모두 순매도한 가운데 기타법인이 홀로 순매수로 증시를 떠받혔다.
하지만, 현재 속도대로라면 다음달 중순쯤 두 회사의 매입 작업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삼성전자는 11월 21일,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 매입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면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사의 추가 주주환원책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배당이나 추가 매입, 소각 등이 있으면 수급 공백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은 3분기 약 30조원이 예정돼 있고 이번 집행은 약 90~110조원으로 예상되는 올해 잔여 환원재원의 1차 집행분”이라며 “SK하이닉스는 40조원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이어 주주환원 기준을 2025~27년 누적 FCF(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으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확대된 현금흐름을 주주환원으로 연결하는 단계”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특별배당이라는 단기 수급 이벤트와 10월 초 실적, 이후 추가 주주환원정책까지 연속적인 재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