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온체인 분석 플랫폼 버블맵(Bubblemaps)이 밈코인 투자자가 토큰을 매수하기 전 내부자 물량 집중과 스나이핑(새로운 토큰이 거래소에 상장되는 순간을 자동화된 봇이나 도구로 즉시 매수해 급등을 노리는 행위)을 확인할 수 있는 사전검증 시스템을 내놨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출시한 밈코인 ‘랩탑(LAPTOP)’이 출시 직후 폭등했다가 99% 이상 추락한 가운데 이와 같은 사례를 투자 단계에서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16일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버블맵은 신규 밈코인을 사전에 분석해 문제가 의심되는 토큰을 걸러내는 큐레이션형 리서치 피드를 출시했다. 이용자가 직접 토큰을 찾아 온체인 지갑을 분석하는 기존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토큰을 발견하는 단계부터 내부자 위험을 보여주는 구조다.

이번 개편은 헌터 바이든의 LAPTOP 토큰 폭락 사태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LAPTOP은 헌터 바이든이 지난 9일 출시한 밈코인이다. 2020년 미국 대선을 뒤흔든 ‘노트북 스캔들’을 밈코인으로 상품화했다. 헌터 바이든은 “그들(공화당 의원들 및 언론)은 노트북을 무기로 만들었고, 나는 그것을 토큰으로 만들었다”는 취지로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LAPTOP은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 베이스(Base)에서 발행됐다. 총 발행량은 10억개로, 창립자 측에 30%가 배정됐다. 특히 전체 물량의 20%는 커뮤니티 에어드롭에 할당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밈코인 TRUMP 투자로 손실을 입은 지갑도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행한 밈코인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를 구제해주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트럼프의 밈코인을 비판하며 등장한 LAPTOP 역시 극단적인 가격 급등락을 피하지 못했다.

LAPTOP은 9월 9일 한때 199.51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0.192달러까지 추락했다. 고점 대비 99%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이후 한때 0.2789달러까지 반등했으나 다시 0.24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가격 폭락과 함께 러그풀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밈코인의 초기 물량 배분과 내부자 거래를 투자 전에 파악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비트코인닷컴은 LAPTOP 폭락 이후 유명 인사들이 주도하는 토큰 출시가 규제 당국의 강경 대응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업계 우려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사고 난 뒤 분석’에서 ‘사기 전 검증’으로

버블맵이 내놓은 해법은 투자자에게 밈코인과 관련된 온체인 움직임을 매수하기 전에 보여주는 것이다.

핵심은 ‘번들(Bundle)’과 ‘클러스터(Cluster)’ 탐지다. 번들은 토큰 출시와 거의 동시에 이를 매수한 지갑들을 찾아낸다. 스나이핑 봇이 선점했거나 프로젝트 관계자가 토큰을 미리 확보했을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클러스터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서로 다른 주소를 사용하더라도 자금 출처나 토큰 전송 패턴이 연결돼 있는 지갑을 묶어서 보여준다. 여러 지갑으로 물량을 분산해 보유한 내부자 세력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새로운 리서치 피드는 이 같은 분석을 신규 토큰에 사전 적용한다. 내부자 클러스터나 번들 거래가 포착된 토큰을 투자자의 화면에 노출하기 전에 걸러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각 토큰의 내부자 집중 위험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버블맵 스코어’도 도입했다. 이용자가 복잡한 전체 버블맵을 일일이 분석하지 않아도 위험도를 빠르게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플랫폼 안에서 곧바로 거래할 수 있는 통합 스왑 기능도 추가됐다.

즉 지금까지 버블맵이 ‘폭락한 토큰의 지갑을 추적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도구’였다면, 앞으로는 ‘폭락 가능성이 있는 토큰을 투자 전에 발견하는 도구’로 역할을 확대하는 셈이다.

버블맵 CEO “문제는 규제 부족 아닌 정보 접근성”

니콜라 바이만(Nicolas Vaiman) 버블맵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밈코인 시장의 문제를 규제 부족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바이만 CEO는 “부족했던 것은 규제가 아니라 접근성”이라며 투자자가 토큰 뒤에 실제로 누가 있는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면 자금이 악의적인 참여자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범위한 규제를 막을 수 있는 업계의 방어책 역시 개인투자자가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명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치·유명인 밈코인을 둘러싼 최근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TRUMP와 MELANIA에 이어 LAPTOP까지 유명인의 인지도를 앞세운 토큰이 출시 직후 폭등한 뒤 급격히 추락하면서 초기 물량을 누가 확보했는지, 서로 다른 지갑들이 실제로는 같은 주체와 연결돼 있지 않은지 등을 일반 투자자가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유명인의 이름을 앞세운 밈코인이 순식간에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았다가 가격이 붕괴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버블맵은 규제기관이 밈코인을 일괄적으로 제한하기 전에 온체인 투명성을 통해 시장이 위험한 토큰을 스스로 걸러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