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프라이버시 코인 지캐시(ZEC)가 하루 만에 약 9% 급락했다.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약세와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에 더해 개발기금 운영을 둘러싼 내부 갈등까지 확산하면서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오전 11시30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ZEC는 전일 대비 8.84% 하락한 1143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다른 프라이버시 자산 모네로(XMR)는 약 0.58% 상승한 605달러, 대시(DASH)는 약 4.71% 하락한 45.95달러로 집계됐다.
프라이버시 자산 전체가 일제히 급락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ZEC의 개별적인 매도 압력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하락 배경에는 지캐시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개발기금의 사용처와 배분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존재한다.
지캐시는 전체 블록 보상의 20%를 개발기금으로 배분하며, 이 가운데 8%는 지캐시 커뮤니티 보조금(ZCG)에 지급된다. ZCG는 별도의 코인 보유자 투표 없이도 자체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원사업을 선정할 수 있다.
논란은 지캐시 채택 풀(Zcash Adoption Pool·ZAP) 신설 제안이 공개되면서 확대됐다. 지난 10월30일 작성된 제안에는 금융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난민과 사회적 취약계층,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ZEC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일부 대형 보유자들은 채굴 보상에서 조성한 기금을 암호 기술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사업에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특히 ‘빅 Z(big z)’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투자자는 지난달 3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유 ZEC를 매도했다며 “기금이 정치적 선언보다 암호 기술 개발에 사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실제 매도 수량과 거래 내역은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지캐시 공동 창립자 숀 보우는 지난달 27일 ZCG에 대한 신규 보상 배분을 중단하고 해당 물량을 향후 채굴 보상 재원으로 돌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보우는 ZEC 가격 상승으로 ZCG가 관리하는 자산 규모가 약 1억2500만달러까지 확대됐다며 기존 배분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 나발 라비칸트도 커뮤니티 보조금은 5000만달러 한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제미니 공동 창업자 타일러 윙클보스는 코인 보유자들이 직접 통제하지 못하는 기금 배분 구조를 ‘대표 없는 과세’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이에 ZCG 측은 신규 자금 배분을 축소하고 기존 보유량 가운데 약 3만6200ZEC를 네트워크 지속가능성 기금으로 이전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발기금의 운영 권한을 둘러싼 이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웨일레이더(WhaleRadar)에 따르면 3일 오전 기준 하이퍼리퀴드에서 추적되는 ZEC 대형 투자자 포지션은 숏 약 1억9300만달러, 롱 약 1억3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추적 대상 포지션 금액의 약 59%가 하락에 베팅한 상태다. 전체 미결제약정도 최근 일주일 동안 약 17% 감소했다.
다만 이는 하이퍼리퀴드의 일부 계정을 분석한 결과이며, 다른 거래소를 포함한 시장 전체의 투자 방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ZEC는 지난 9월 말 1698달러까지 급등한 이후 상승세가 둔화했다. 지난달 말에는 1390달러 돌파에 실패한 뒤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은 오는 5일로 예정된 지캐시의 NU7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블록 생성 간격을 기존 75초에서 25초로 단축하는 내용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