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세계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3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탈취한 해커들이 이틀 만에 약 2억4200만달러를 여러 블록체인으로 분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더가 수억달러의 스테이블코인을 동결했지만 공격자들은 탈중앙화금융(DeFi)과 크로스체인 교환 서비스를 이용해 자금 이동을 이어가고 있다.
2일 디지털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온체인 분석가 소마XBT(SomaXBT)는 바이낸스 해킹 이후 공격자들이 트론(TRON) 네트워크에서 약 2억4200만달러의 탈취 자금을 이동·교환했다고 분석했다.
해커들이 트론 네트워크에서 확보한 자산은 약 6억2800만달러다. 이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3억7870만 USDT를 동결했지만 약 2억4900만달러는 여전히 이동 가능한 상태로 남았다.
공격자들은 이 중 약 1억9400만달러를 크로스체인 브리지와 교환 서비스를 통해 트론 외부로 이동시켰다. 크로스체인 브리지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사이에서 자산을 이동시키는 기술로 자금 추적을 복잡하게 만드는 데 악용될 수 있다.
서비스별로는 릴레이(Relay)를 통해 4800만달러, 토르체인(THORChain)을 통해 4400만달러, 체인플립(Chainflip)을 통해 3210만달러, 심바이오시스(Symbiosis)를 통해 1600만달러가 이동했다. 비트겟월렛(Bitget Wallet)을 경유한 4170만달러의 최종 행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금세탁 과정에서 자동화된 거래 정황도 포착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에 따르면 해커들은 트론의 주요 자금 분배 지갑에서 31시간 연속 매시간 자금을 이체했다. 일부 거래가 실패하면 새로운 지갑을 통해 동일한 경로로 재전송하는 방식도 사용했다.
엘립틱의 톰 로빈슨 공동창업자는 반복적인 거래 규모와 일정한 전송 간격을 근거로 사람이 의사결정을 하고 자동화 프로그램이 반복 작업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 바이낸스 해킹 배후로 북한의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하고 거래소와 디파이 서비스 운영자들에게 관련 자산의 이동 차단을 요청했다.
실제 심바이오시스는 바이낸스 탈취 자금이 자사 서비스를 거쳐 이동하려 한 사실을 확인하고 거래 심사 체계에 허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엘립틱은 1일 기준 탈취 자금 가운데 약 28억5000만달러가 동결되거나 압류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전체 피해액 약 64억3000만달러의 44% 수준이다. 반면 비트코인과 XRP 등 발행사 차원의 동결이 불가능한 자산 약 32억5000만달러는 여전히 공격자 측이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