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비트코인이 8만3000달러선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미국 국채금리도 급등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29일 오전 8시14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0.78% 하락한 1억1356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0.84% 내린 8만346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0.51% 상승한 2688.39달러, 엑스알피(XRP)는 1.06% 내린 1.49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 약 1억2589만달러(약 1712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73.8%는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5억3103만달러(7434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비트코인 약세에는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은 동결 자금 해제와 석유 제재 완화, 이란 항구에 대한 미국의 해상 봉쇄 종료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관련 양보를 조건으로 제재 완화와 동결 자금 해제를 제안할 수 있다는 보도도 부인했다.

양측의 협상 진전 기대가 약화하면서 국제유가는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를 웃돌며 거래를 마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 오른 배럴당 93.40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미국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11bp 오른 5.27%까지 상승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5.55%까지 올랐다.

유가와 국채금리의 동반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키우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크리스 라킨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 전략가는 “국채금리와 유가 상승으로 시장 전반이 좀처럼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주 노동시장 지표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금리와 에너지 가격이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비트코인에 대한 기업의 매수세는 이어졌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지난주 비트코인 1665개를 1억4270만달러에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평균 매입 가격은 개당 8만5681달러다.

이번 매수로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84만7666개로 늘었다. 누적 매입 금액은 수수료와 비용을 포함해 639억5000만달러로, 평균 매입 단가는 7만5437달러다.

스트래티지는 이번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보통주 매각을 통해 마련했다. 회사는 자사주 147만주를 매각해 2억4620만달러를 조달했으며, 이 가운데 1억4270만달러를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했다. 나머지 자금은 STRC 우선주 매입에 활용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주요 경제지표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소비자신뢰지수와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이어 소비지출과 물가 지표, 고용보고서가 차례로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할 경우 연준의 추가 긴축에 대한 경계가 커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