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이 8만1000달러를 돌파하며 상승 구간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지난주 숏스퀴즈가 7만5000달러 돌파의 불씨를 만들었다면 이번 주에는 신규 포지션이 유입되며 선물 미결제약정(OI)이 한 달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동시에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는 8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입되며 현물 수요도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8만5000~9만달러 추가 상승으로 옮겨갔지만, 높은 OI가 계속 쌓일 경우 다음 변동성 국면에서는 롱 청산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번주 비트코인은 8만10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1일 7만8000달러대였던 가격은 한 주 동안 추가 상승하며 8만달러를 새로운 지지선으로 시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파생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OI다.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은 약 262억7000만달러로 최근 한 달 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최근 24시간에도 약 2.7% 증가했다. 지난주 급등 당시 숏 포지션 청산과 함께 OI가 크게 줄었던 것과 달리, 이번 주에는 높은 가격대에서도 새로운 포지션이 계속 쌓이고 있는 셈이다.

OI는 한달 최고인데 펀딩비는 잠잠…아직 과열은 아니다

OI가 늘었다고 곧바로 시장이 과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비트코인 펀딩비는 약 0.0028%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거래소의 무기한 선물 펀딩비 역시 중립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청산 규모도 지난주 숏스퀴즈 당시와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관련 청산액은 약 5937만달러로 집계됐다. 가격이 상승하면서 OI가 늘고 있지만 과도한 롱 쏠림이나 대규모 강제청산이 동시에 나타나는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는 현재까지의 상승이 단순 레버리지 확장만으로 만들어진 움직임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위험은 OI의 절대 수준보다 앞으로의 증가 속도에 있다. 비트코인이 8만1000달러 부근에서 상승 탄력을 잃는 가운데 OI와 펀딩비가 동시에 빠르게 상승한다면 뒤늦게 진입한 롱 포지션이 시장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ETF 8거래일 연속 순유입…현물 수요가 레버리지 받친다

현물에서는 강한 자금 유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최근 8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며 비트코인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24일 3억3760만달러, 25일 3억1430만달러, 26일 2억3220만달러가 순유입되는 등 최근 사흘 동안만 약 8억8410만달러가 들어왔다.

27일 자금 흐름은 아직 최종 집계되지 않았지만 기관 수요가 이어지는 정황도 포착됐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록 ETF와 연계된 지갑에는 최근 9시간 동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합쳐 약 3000억원 규모의 디지털자산이 유입됐다. 해당 물량이 실제 ETF 설정 수요로 이어질 경우 순유입 기조가 9거래일째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흐름은 이번 주 늘어난 선물 OI를 해석하는 데 중요하다. 가격과 레버리지가 동시에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현물 ETF 자금이 계속 유입된다면 신규 롱의 부담을 현물 수요가 흡수할 수 있다. 반대로 향후 ETF 유입이 둔화되는 가운데 OI와 펀딩비만 빠르게 상승한다면 시장의 취약성은 커질 수 있다.

옵션은 8만5000~9만달러 주목…‘진짜 돌파’ 확인 필요

옵션시장에서는 여전히 상승 쪽 포지셔닝이 우세하다. 비트코인 옵션 전체 미결제약정은 약 45만1549BTC, 명목가치로 약 364억9000만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콜옵션 OI는 28만3033BTC, 풋옵션은 16만8516BTC로 풋·콜 비율은 약 0.60이다.

행사가별로는 지난주 주요 목표 가격이었던 8만달러를 넘어 8만5000달러와 9만달러, 10만달러 구간에도 상당한 콜옵션 OI가 쌓여 있다. 비트코인이 이미 8만1000달러를 넘어선 만큼 시장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다음 상단 가격대로 이동한 모습이다.

다만 콜옵션 OI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투자자들이 일방적으로 9만달러 상승을 베팅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옵션에는 현물과 선물 포지션의 헤지 거래가 함께 포함된다. 결국 가격 상승과 함께 현물 자금과 변동성 지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8만1000달러 넘었지만 아직 아니다”…낮아진 고점(Lower High)이 마지막 관문

기술적으로도 아직 확인해야 할 저항이 남아 있다. 디지털자산 분석가 렉트 캐피털(Rekt Capital)은 비트코인이 50주 지수이동평균선(EMA)을 지지선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저항 구간을 압박하는 동시에 여전히 낮아진 고점(Lower High) 구조에 있다고 진단했다. 강세 모멘텀이 이어지려면 이 낮아진 고점을 무효화하고 저항 구간을 확실히 돌파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음 주 관건은 8만1000달러 돌파 이후 가격이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고점을 만들 수 있느냐다. 8만달러 위에서 가격이 안착하고 OI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펀딩비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8만5000달러에 이어 9만달러가 다음 목표 구간으로 부상할 수 있다.

반대로 가격 상승은 멈췄는데 OI와 펀딩비만 올라간다면 그림은 달라진다. 지난주까지 시장의 상승 연료가 숏 청산이었다면 다음번 변동성 확대에서는 새로 쌓인 롱이 청산 대상으로 바뀔 수 있다.

결국 8만1000달러 돌파 이후 시장이 확인해야 할 것은 더 높은 가격 자체가 아니다. 높은 OI를 현물이 받아내는지, 펀딩비가 과열되지 않는지, 그리고 기술적인 낮아진 고점 구조를 깨뜨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