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비트코인(BTC)이 25일 8만달러를 다시 돌파한 가운데 이번 상승 사이클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달러뿐 아니라 금 대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비트코인·이더리움(ETH) 매수 주문까지 급증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달러 약세와 인공지능(AI) 시대의 ‘희소성 자산’ 선호라는 구조적인 변화가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규제 완화와 가격 상승을 계기로 개인투자자까지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모습이다.
가격 오르자 개인도 돌아왔다…웹불 매수 주문 300%↑
앤서니 데니어(Anthony Denier) 위불(Webull)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약 일주일 반 동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의 매수 주문이 거의 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위불에서는 미국의 패턴 데이트레이딩(PDT) 규정 폐지가 개인투자자의 거래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존 PDT 규정은 계좌 잔액이 2만5000달러 미만인 투자자의 빈번한 데이트레이딩을 제한했다. 위불 이용자의 평균 계좌 잔액이 약 5500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고객이 규정의 영향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6월4일부터 해당 제한이 사라지면서 웹불의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이전보다 자유롭게 단기 거래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규제 변화는 회사 실적에도 반영됐다. 데니어 CEO는 “PDT 규정이 폐지된 6월 한 달이 추가된 것만으로 매출이 1억6000만달러에서 거의 2억달러로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적극적으로 데이트레이딩하는 고객은 전체 위불 이용자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 데니어 CEO에 따르면 전체 상품을 대상으로 데이트레이딩하는 고객은 약 10%지만 BTC·ETH의 경우 그 비중이 이보다 훨씬 낮다.
이는 반대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개인투자자의 거래 참여가 추가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스트라이브 “BTC, 다시 금보다 빠른 말 된다”
미국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Strive)의 매트 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BTC/금 비율을 근거로 “다음 비트코인 사이클이 지금까지 경험한 것 가운데 가장 강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트라이브가 주목한 첫 번째 변화는 달러다. 미국 달러인덱스(DXY)가 장기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경우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거시경제적 순풍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AI 발전으로 지식과 소프트웨어 역량 등 기존에 희소하다고 평가받던 것들이 빠르게 저렴해지고 복제하기 쉬워지는 반면 공급을 인위적으로 늘릴 수 없는 자산에는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과 금, 은 등이 구조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BTC/금 비율이다. 비트코인이 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것은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이 달러 기준으로 상승하는 것보다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BTC/금 비율은 최근 비트코인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BTC/USD보다 먼저 알렸다.
비트코인은 금 대비로 2024년 12월 고점을 기록한 반면 달러 기준 가격은 2025년 10월에야 고점을 기록했다. 달러 기준 비트코인이 계속 상승하는 동안에도 금과 비교하면 이미 상대적인 힘이 약해지고 있었던 셈이다.
저점에서도 비슷했다. BTC/금은 올해 2월 바닥을 형성했지만 BTC/USD는 약 5개월 뒤인 7월에야 저점을 기록했다.
스트라이브는 이를 BTC/금 비율이 이번 시장에서 일종의 선행지표로 작용했다는 근거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달러와 금을 상대로 동시에 주요 가격대를 돌파했다. 스트라이브 측은 “비트코인 약세장이 끝났다는 확신이 매우 강하다”며 “향후 12~18개월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희소성 자금’에 개인까지…이번 사이클 달라질까
두 신호가 반드시 같은 원인에서 비롯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웹불의 주문 증가는 미국의 거래 규제 완화라는 직접적인 계기가 있었던 반면 스트라이브의 전망은 달러와 금, AI라는 장기적인 거시 환경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금을 상대로 상대적 강세를 회복하는 시점에 개인투자자의 실제 매수 주문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스트라이브의 전망대로 달러 약세와 통화가치 희석, AI 시대의 희소성 선호가 금과 비트코인으로 향하는 전체 자금 규모를 키우고 그 안에서 비트코인이 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면 상승세가 다시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스트라이브는 “비트코인이 가장 빠른 말이 되면 불균형적으로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게 된다”며 “강한 상대 수익률은 유동성을 확대하고, 더 많은 유동성은 다시 더 많은 자본을 끌어들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상승장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비트코인이 단순히 달러 기준으로 얼마나 오르느냐만이 아니다. 금을 비롯한 다른 희소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기에 기관과 개인의 신규 자금까지 따라붙는지가 향후 상승 사이클의 강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