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팔린 방카슈랑스가 3조원을 넘어섰다. 7월 이후 넉 달 연속 월 2조원을 웃도는 판매 흐름인데,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저축성보험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모양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3조1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5%(1486억원) 늘어난 수치다. 앞서 3분기 판매액도 총 8조4814억원으로 2분기(3조7456억원)보다 126% 넘게 급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월별로 보면 올해 3월 1조8427억원까지 늘었던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5월 9450억원으로 1조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증시 활황에 은행 창구 자금이 투자 상품으로 쏠린 영향이다. 6월에도 1조1270억원에 그쳤지만, 7월 2조1167억원으로 반등한 뒤 8월 3조3771억원, 9월 2조987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방카슈랑스 수요가 살아난 배경으로는 투자심리 변화가 꼽힌다. 올해 6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급락하며 조정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은행 창구에선 주로 목돈을 한 번에 넣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이 팔린다. 저축성보험은 납입한 보험료에 이자를 붙여 돌려주는 상품으로, 10년 이상 유지하면 일정 한도 내에서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금리가 오르며 저축성보험의 매력이 커진 점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이 7·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며 시장금리가 뛰자, 보험사들은 4~5%대 수익을 제공받을 수 있는 저축성보험을 잇달아 내놨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발을 뺐던 일부 손해보험사도 4%대 상품을 앞세워 영업을 재개했다.

방카슈랑스와 다르게 은행을 통한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수요는 급감했다. 주요 4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의 ETF 신탁 판매액은 2분기 32조834억원에 달했지만, 3분기에는 2조9844억원으로 90% 넘게 쪼그라들었다.

안전자산 선호는 은행 예금 상품에서도 뚜렷하다. 같은 4개 은행에서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예금(ELD) 판매액은 3분기 3조4812억원으로 2분기(2조5016억원)보다 39% 늘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1030조4880억원으로 한 달 새 24조4009억원 불어났다. 최근 6개월간 늘어난 금액은 93조3046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