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6월 22일~9월 22일) 새 3분기 이익 전망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상장사 1위와 2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출하가 견조하게 나타나며 판가 상승이 이어진 영향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105조9030억원에서 111조3772억원으로 5조474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76조9134억원에서 78조1291억원으로 1조2157억원 늘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기존 추정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급등한 가운데 범용 D램 가격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영향이다. 월별로 집계되는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8월 113조1142억원에서 9월 111조3772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1년 동안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제마진 수혜가 예상되는 정유 업종도 3분기 이익 전망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7월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유가가 급등세로 돌아선 결과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새 8486억원에서 2조187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에쓰오일 역시 같은 기간 5572억원에서 1조853억원으로 전망치가 거의 곱절로 뛰었다. 이외에도 HD현대와 GS 등 정유 지주사 역시 각각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983억원(54.4%), 2793억원(29.3%) 늘며 실적 눈높이가 크게 높아졌다.
이같이 실적 전망치가 치솟은 핵심 배경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급등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중동 내 지정학적 긴장 재고조 등으로 수급 차질이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폭을 웃도는 급격한 정제품 가격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은 6월 2주 차 배럴당 78.14달러에서 9월 2주 차 131.16달러로 70% 가까이 폭등했다. 같은 기간 등유와 경유 가격도 2배 이상 뛰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대체 수송로였던 동서파이프라인과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타격을 받으며 유가 상방 압력이 한층 더 강해지고 있다"면서 "현재 피해를 입은 정제설비는 글로벌 용량의 10%에 달하고,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곳도 마땅히 없는 만큼 고유가가 사실상 모두 흡수되며 정제마진 강세가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고유가 속에서도 대한항공의 실적 눈높이는 뚜렷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항공유 가격 상승에 따른 유류비 부담을 견조한 여객·화물 수요를 바탕으로 유류할증료와 운임 인상을 통해 흡수한 결과다. 아울러 3분기 들어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급등하며 대규모 외화평가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2584억원에서 3503억원으로 35.6% 상향됐다. 같은 기간 매출 전망치는 7조2388억원으로 5.1% 늘었고, 순이익은 737억원 적자에서 2367억원으로 대폭 개선됐다. 외국인의 관광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항공 화물 수요 초과 현상이 고운임을 지탱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항공유가가 배럴당 190달러에 도달하면서 가격 전가가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면서도 "여객보다는 항공 화물에서 유가가 더 빠르게 전가되고 있고, 4분기는 항공 화물 성수기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수송업자가 헤게모니를 쥘 수 있는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2년째 전기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3분기 들어 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단기 실적 전망이 크게 악화됐다. 한국전력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새 3조5799억원에서 2조4390억원으로 1조원 이상 급감했다.
석유화학 업종 역시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3분기 실적 눈높이가 대폭 낮아졌다. 3개월 새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122억원에서 1906억원으로 62.8% 감소했고, 롯데케미칼 역시 영업손실 추정치가 440억원에서 1425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예상 손실폭이 3배 이상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에 따른 제품가 상승, 저가 원재료 투입에 따른 래깅 효과로 반짝 흑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 들어 높은 원재료 비용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탓이다. 여기에 LG화학의 비닐체인 가격 담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리스크 등 개별 악재가 겹치며 화학 부문 전반의 실적 전망이 악화됐다.
한편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000억원 이상인 상장사 중 3개월 새 가장 가파르게 전망치가 개선된 곳은 삼성SDI로 나타났다.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48억원에서 1251억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다만 이는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청산으로 인한 보상금 약 1500억원을 수령한 데 따른 일회성 요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