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서비스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외국인금융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카카오뱅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인뱅 3사 가운데 토스뱅크에 이어 두 번째로 외국인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새로 출시한 ‘외국인통장’은 개설 전 과정을 모바일 챗봇 방식으로 구현해,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으면 약 5분 만에 통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요 서류도 앱에서 제출할 수 있으며 외국인 전용 셀카 인증 시스템과 공공 마이데이터를 도입해 정보 확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국내 고객과 동일하게 이체·ATM 입출금 수수료를 면제하며, ‘모임통장’과 파킹통장 ‘세이프박스’도 가입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고객도 ‘프렌즈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오는 12월 초에는 해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드 상품도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신용카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 8월 신한카드와 협업해 출시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상품인 ‘카카오뱅크 착붙 신한카드’를 신청해 이용할 수 있으며, 개인사업자 고객은 ‘개인사업자 제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송금 서비스의 경우 ‘해외송금 보내기’는 한패스와 제휴해 약 200개국·50여개 통화를 지원하고 주요국 수수료는 무료다. ‘해외송금 받기’는 카카오뱅크가 직접 제공하며 국내 고객과 마찬가지로 수수료를 면제한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국내 고객에게 제공해 온 서비스와 UX(사용자 경험)를 외국인 고객에게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은 “한국인과 동등한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타사와 달리 외국인 별도 채널을 분리하지 않고, 기존 앱에서 인공지능(AI), 상담, 보안 등 여러 기능을 그대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외국인금융에 뛰어든 건 저출산·고령화로 내국인 고객 기반이 줄어드는 반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스테이블코인 송금·결제 서비스 준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등 해외송금 수요가 높은 고객층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은 약 220만명으로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들이 은행 업무에서 겪는 불편은 여전하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소득·재직 증빙 준비와 요구 서류의 복잡함 등 신청 단계의 높은 장벽 때문에 은행 업무에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거래은행을 선택할 때는 편리한 모바일·인터넷뱅킹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인뱅들이 모바일 편의성을 앞세워 속속 외국인금융에 출사표를 던지며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뱅 3사 중 아직 외국인금융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은 케이뱅크도 연내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2022년 5월부터 외국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중장기적으로 예적금, 오픈뱅킹, 대출 등 상품군을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최근 시중은행권은 외국인 전용 예적금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신용대출 문턱도 낮추며 고객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인뱅의 상품이 출시될 경우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지며 관련 시장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헌 카카오뱅크 수신상품팀 매니저는 “내년부터 예적금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