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150조달러(약 20경원) 규모의 세계 채권·고정수익 투자시장이 비트코인(BTC)의 새로운 수요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이 발행하는 고배당 우선주가 전통 금융시장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면서 비트코인 매수세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피델리티 디지털애셋의 잭 웨인라이트 연구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구 우선주: 비트코인의 새로운 수요 촉매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매입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영구 우선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영구 우선주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식이다. 기업은 높은 배당률을 제시해 투자금을 모집하고 이를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한다. 투자자는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관련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비트코인 관련 영구 우선주 시장 규모는 약 120억달러(약15조8669억원)로 추산된다. 글로벌 고정수익 투자시장 150조달러의 0.008%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우선주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매입한 비트코인은 지난 5일 기준 13만5979BTC에 달했다. 특히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7억달러가 아닌 7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조달돼 9만5000BTC 넘게 매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피델리티는 “거대한 고정수익 투자시장에서 일부 자금만 유입되더라도 비트코인의 수급 구조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며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자금 조달 전략은 실제 기업들의 우선주 발행으로 확산하고 있다.

비트코인 재무전략 기업 스트라이브(Strive)는 지난 20일 연 15% 배당률을 적용하는 영구 우선주 ‘SATS’ 700만주 발행을 완료했다. 발행가격은 주당 90달러로 총 6억3000만달러(약8330억원)를 조달했다.

SATS의 배당률 15%는 발행가격이 아닌 주당 기준금액 100달러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에 따라 최초 발행가격 90달러로 매입한 투자자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이 전액 지급된다는 가정하에 약16.7%에 달한다. 정기 배당일은 11월 9일부터 영업일마다 돌아오며 실제 지급은 이사회 결정 등을 전제로 한다.

스트라이브는 조달 자금을 비트코인 매입뿐 아니라 수익형 자산 투자와 운영자금, 자사주 매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도 우선주를 활용한 자본 조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지난 19일 공시에서 비트코인 267BTC를 추가 매입해 총 보유량을 84만8517BTC로 늘렸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매입에는 우선주 발행대금이 아닌 보통주 매각대금과 보유 현금이 사용됐다.

같은 기간 스트래티지는 우선주 STRC 약1억9310만달러(약2553억원)를 환매했다. 직전 주에도 1억9240만달러 규모를 환매하는 등 우선주 발행과 환매를 병행하고 있다.

피델리티는 이런 우선주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에 이어 전통 금융시장의 자금을 비트코인으로 유입시키는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높은 배당률이 지속 가능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배당 부담을 감당하려면 비트코인 가치 상승과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뒷받침돼야 한다.

피델리티는 “이들 우선주는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머니마켓펀드와는 다르다”며 “투자 성과는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가격 흐름뿐 아니라 발행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도 크게 좌우된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전체 발행 한도의 약 96%가 이미 시장에 공급된 상황에서 우선주를 통한 기업들의 추가 매입이 새로운 수급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