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 해킹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2024년 이후 발생한 해외발 해킹 사고 10건 중 9건은 공격 주체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이달 8일까지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해외발 해킹 추정 사고 18건 가운데 공격 주체가 특정된 사례는 2건에 그쳤다.

공격자 신원이 밝혀진 사고는 지난해 7월 서울보증보험을 겨냥한 국제 랜섬웨어 조직 ‘건라(GUNRA)’ 공격과 올해 4월 바로저축은행을 위협한 ‘INC Ransom’ 사례뿐이다.

나머지 16건 가운데 13건은 공격 IP가 도메인 조회나 자체 보안장비 탐지, 침해사고 조사 등을 통해 해외 소재로 추정됐고, 3건은 공격 주체를 식별하지 못해 ‘해외국가 미상’으로 분류됐다.

전자금융업자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권 상황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발생한 해외발 해킹 사고 12건 중 공격자가 특정된 건은 2024년 엑심베이에 디도스(DDoS) 공격 예고 메일을 보낸 해커그룹 ‘Alpha Jackals’ 1건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의원실 제출 자료에서도 “공격자는 IP를 변조하거나 가상사설망(VPN) 등을 경유해 우회 접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IP 소재 국가정보만으로는 공격 주체 파악이 사실상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최근 금융권 해킹 사고의 공격자를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공격 배후가 중국 광둥성에 거주하는 26세 인물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소재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공격자 서버에서 확보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 대화 기록에서 단서를 포착해 이 같은 배후를 추정했다. 다만 해킹 공격자로 지목된 인물은 관련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해킹 공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격 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시스템과 방어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언석 의원은 “해킹에 대응하기 위한 AI 기반 방어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특히 공격자가 IP 주소를 우회하거나 위장할 수 있어 해외 IP만으로는 공격 주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공격 경로를 추적하고 실제 공격 주체를 식별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