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네티즌이 남긴 반응이다. 주가에 호재가 될 소식이라는 평가에서다. 약 4개월 전 300만원에 근접했던 SK하이닉스 주가가 12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간 주가를 짓눌러왔다고 평가받은 솔리다임의 상장 중단과 함께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덜어내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전날(23일) “솔리다임은 생산능력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프리IPO와 기업공개(IPO)에 대한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 8월 5일 상장 준비 사실이 알려진 지 79일 만이다.

솔리다임은 2021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AI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기업용 SSD(eSSD)를 주로 생산한다.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SSD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 생산거점 확보와 기술 개발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나스닥 상장의 주요 명분으로 거론됐었다.

다만 SK하이닉스 주주들 입장에서는 솔리다임이 상장하면 주주에게 돌아갈 미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솔리다임의 상장이 ‘중복 상장’에 해당한다며 SK하이닉스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과 이익 감소 우려가 불거졌다. 금융당국도 중복 상장에 따른 주주 보호 문제를 거듭 지적했다. SK하이닉스 전체 기업가치 중 솔리다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12.9% 수준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미국에 설립한 투자 자회사 ‘AI 컴퍼니’의 자회사다. SK그룹 반도체 사업의 지배구조는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 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SK㈜와 SK스퀘어, SK하이닉스는 이미 국내 상장되어 있고, SK하이닉스는 미국에도 상장된 상태다. 솔리다임까지 상장하면 ‘5중 상장’이 되는 셈이기에 부정적인 여론이 커졌다.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한 배경으로 솔리다임의 상장이 지목됐다. 솔리다임이 미국에 상장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솔리다임을 담을 것이라는 의견까지 거론됐다.

결국 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주가 하락에 회사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솔리다임 상장 계획을 공식 철회하면서 이 같은 논란이 단숨에 일단락됐다.

증권가에서도 솔리다임 IPO 중단과 함께 향후 주주환원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솔리다임 IPO 철회는 기존 주주에게 직접적으로 귀속되는 주주환원 정책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했을 것”이라며 “전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2027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0배로 역사적 하단에 근접한 수준까지 조정받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모바일 메모리 가격 상승과 장기공급계약(LTA) 가격에 기반한 이익 성장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강력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책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복 상장 논란에 갇혀 자금 조달의 경제적 효과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SK하이닉스는 “IPO를 통해 외부자본을 유치하면 SK하이닉스의 연결 현금흐름이 증가해 시설 투자와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여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철회 소식에 대해 “SK하이닉스의 중복 상장 관련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재료”라면서도 “외부자본 조달 기회가 줄어들고 향후 투자자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