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보안 통합관제시스템 '퍼스트(FIRST)'를 통해 금융사들에 '북한 IP의 금융권 대상 스캔성 접근 관련 유의사항' 공문을 배포했다. 당국은 지난 21일 오전 3시부터 지속적으로 다수의 북한 IP가 금융권을 대상으로 스캔성 접근을 시도한 정황이 탐지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탐지된 접근 건수는 약 440만4101건에 달한다. 스캔성 접근은 특정 시스템의 취약점이나 열려 있는 네트워크 포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접속을 시도하는 행위를 뜻한다. 즉 보안에 빈틈이 있는지 탐색한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IP를 통한 공격 시도가 실제 침해사고로 이어져 피해가 신고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IP는 국적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 IP를 통한 공격이라고 해서 반드시 북한 해커의 소행이라 단정 짓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빗썸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가상자산·금융투자업권에서도 추가 해킹 피해가 발생하며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송기호 국가안보실 3차장 주재로 '금융권 연쇄 해킹 대응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빗썸 해킹사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회의에는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보안원,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가 참석했고, 사고별 조사 진행 상황과 조치 상황을 점검했다. 아울러 유출 정보를 악용한 스미싱·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 방지 대책과 외부 연계 서버, 사내 업무시스템 등 유사 공격 경로에 대한 점검 방안도 논의했다.

송 차장은 "금융 분야 해킹은 국민의 재산과 금융 신뢰에 직결되는 만큼 신속한 대응과 2차 피해 차단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지 않아 사각지대로 여겨지는 가상자산업권에 대해서도 은행 수준의 보안 조치가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전체 금융업권과 함께 '인공지능(AI) 보안위협 대응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만나 IT 보안 강화를 재차 주문했다. 이 원장은 "어제 주요 금융투자사에서 해킹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사 스스로 IT 자산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보안 취약점을 능동적으로 찾아내 제거하는 자율 방어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민간 영역의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 172곳(111개 관리기관)을 대상으로 보안 점검에 착수했다.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은 해킹 등으로 마비될 경우 국가 안보와 경제·사회 전반에 치명적인 혼란을 초래하는 핵심 전산망이다. 이번 조사에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DC)가 포함됐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최근 금융권 해킹 수법을 반영한 맞춤형 체크리스트를 각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특히 이른바 '인터넷 접점 자산'의 관리 실태와 취약점을 집중 점검한다. 최근 금융권 해킹 당시 사각지대에 방치된 외부 접점 시스템이 해커들의 침투 통로로 악용됐다는 분석에 따른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