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24%를 기록하며 19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절대 안전 자산’ 미국 국채가 매년 5%씩 이자를 주는데 누가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겠는가. 그런 위험 자산 중에서도 미국 빅테크에 투자한 사람들은 더 갑갑해졌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다. 인공지능(AI) 때문에 주변에 돈을 빌려 사업을 키우는 기술(IT) 기업들은 비용 부담으로 순이익이 깎인다. 주가는 결국 순이익을 먹고 자란다. 고금리가 길어질수록 IT 등 성장주의 실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미국 성장주들은 대출 의존도가 높고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25배를 웃도는 상황이다. 이렇게 고평가된 주식보다 일본·중국·대만 등의 저평가된 주식을 2600곳 넘게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포트폴리오에 미국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추가 대상 1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주석은 11년 만에 미국 국빈 방문이었다. 과거 미국 앞에서 늘 수세적이었던 중국이 이번엔 달랐다. 시진핑은 대만 독립에 명시적으로 반대해달라고 미국에 직접 요구했고 트럼프는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다. 합의문도 공동 성명도 없이 끝났다.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선 것만 증명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중국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비(非)미국 자산의 투자 매력도 함께 올라간다. 이에 따라 중국 비중이 약 9%이면서 ETF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는 대형 ETF로 머니무브(자산이동)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조건을 맞춘 글로벌 3대 ETF로는 ‘Vanguard Total International Stock ETF’(VXUS)·‘Vanguard FTSE All-World ex-US ETF’(VEU)·‘iShares MSCI ACWI ex U.S. ETF’(ACWX)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로 언급된다. 월스트리트 관계자는 “미국 10년물 5% 시대는 투자자들이 역설적으로 미국 바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VXUS·VEU·ACWX에는 9월22일 이후 28일까지 일주일간 무려 4562만달러의 돈이 몰렸다. 29일 환율 기준으로 6조1000억원이 넘는 순유입액이다. 특히 ACWX에는 이 기간 40억 달러가 순유입됐는데, 이는 ETF체크 기준으로 전체 주식형 ETF 중 1위다. 미국 주식 시장이 당분간 어려울 것을 대비한 머니무브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중국 등 신흥국 비중이 높은 ETF가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 통계 수치는 국내 투자자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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