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N% 성과급 주장과 함께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주도했던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DS(반도체)부문 조합으로 재편된다. DS부문 중심의 성과급 지급안을 놓고 DX(모바일·TV·가전 등)부문과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초기업노조에 가입돼 있던 DX 직원은 강제 탈퇴되고 신규 가입할 수 없게 된다.
20일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2026년 5차 총회에 따라 DS부문 소속 근로자만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약 개정안이 투표자 총 2만8680명 가운데 2만7618명(96.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번 규약 개정에 따라 당초 DS와 DX부문을 모두 아우르던 초기업노조는 DS부문만의 노조로 전환하게 됐다. 지난 5월 협상에 참여했던 DX부문 소속 이송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에 대한 불신임안도 각각 찬성 95.7%와 96.2%로 통과됐다.
앞서 초기업노조는 최승호 위원장이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집회 준비 물품 등을 계약한 사실을 이 부위원장과 이 지회장이 외부에 제보했다고 보고 두 사람에 대한 불신임안을 상정했다. 노조는 이들이 DS부문 중심의 조직 재편을 막기 위해 최 위원장 퇴진 방안을 논의했다고도 주장해왔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세트 부문 노조도 내분이 진행 중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DX부문으로 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은 지난 18일 전국 지부장의 업무를 중지하고 사무국장과 일부 대의원에 대해 해임·제명의 징계 처분 예정 통지를 내렸다.
동행노조는 21일부터 28일까지 차기 위원장 선거를 진행한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자의 조합비 미납과 자격 기간 미달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거 규정 적용 등을 놓고 현 집행부와 일부 대의원·조합원 사이에 갈등이 징계까지 이어진 것이다.
업무가 중지된 간부들은 지난 17일 위원장 직무대행의 조합 운영에 관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징계 처분 예정 통지를 받은 이들은 위원장 권한대행에 대해 가처분 신청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그룹 노조 내분으로 노조의 향후 투쟁동력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DS부문 노조와 DX부문 노조만으로는 단독 과반 노조를 달성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DS와 DX 간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높아 협력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