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통폐합 논의를 전격 유예한 가운데, 통합 운명을 가를 열쇠로 평가되는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일 정부는 지방공항 활성화 상황을 점검해 공항공사 통합 여부를 재검토 하겠다고 밝혀 지방공항 활성화 여부에 따라 통합 운명이 갈리게 된다.
문체부는 10일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을 확정했다. 김해·대구·청주·양양·무안공항 거점화가 핵심이다.
김해공항 관광권은 부산~경주~울산~거제·통영, 대구공항 관광권은 대구~경주~안동으로 정했다. 두 권역이 물리적으로 인접한 점을 고려해 경주를 연결고리로 두 관광권을 통합·육성한다. 김해공항은 동·남해안권 방한객이 유입되는 관문이고, 대구공항은 공항·철도가 촘촘히 연결된 내륙 진입 관문이어서 두 관광권이 연계될 경우 수도권에 버금가는 관광권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청주공항 관광권은 백제 역사와 전통문화가 이어지는 ‘청주~공주‧부여~ 익산‧전주’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청주공항 입국객이 ‘수도권’으로만 향하지 않고 충청·전북권의 내륙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확장 가능성’을 고려했다. 청주공항 관광권은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방한객 입출국 동선을 무안공항까지 확장할 경우 서남권 관광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양공항 관광권은 ‘양양~강릉~속초’로 구성했다. 강원도는 수도권 다음으로 내국인 방문이 높은 곳이다. ‘K-등산’ 대표주자인 양양의 설악산국립공원과 동해안의 서핑 해양 관광, 강릉의 ‘K-콘텐츠’ 촬영지, 동계올림픽 유산을 활용한 스포츠 관광자원, 속초의 동해안 해양 관광 자원 등이 연계되면 산·바다·문화·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무안·목포(공항)~옛 광주시(KTX)~여수시(크루즈)를 포괄하는 무안공항 관광권은 서남권을 대표하는 체류형 관광권으로 육성한다. 무안공항 외에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할 수 있는 ‘여수항’과 ‘광주의 고속철도(KTX)역’이 서남권 방한객 유치를 위한 관문 역할을 한다.
‘남도 미식 문화’를 공통 자원으로, 무안과 목포의 서해안 관광, 옛 광주시의 문화‧예술, 여수의 섬‧레저 자원 등이 외래객을 유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체부는 “선정된 관광권별로 관계 부처, 지방정부,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구체적인 중장기(2027~2030년)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K-컬처’ 열풍에 힘입어 방한 관광 입국객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입국 3000만 명 시대를 열고, 4000만 명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도권 중심 입국 구조로는 역부족”이라면서 “방한객의 입장에서 지역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지방공항 중심으로 방한 관광 ‘골든 루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지방정부, 한국관광공사와 손을 잡고, 지역의 국제 인지도를 높이는 것부터, 교통, 쇼핑, 숙박 등 수용 태세 개선, 관광 매력 발굴‧육성 등에 힘을 쏟겠다”면서 “관광권 육성으로 2029년 입국 3000만 명, 지방 입국객 500만 명 시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체부 발표는 정부가 최근 유예를 공식화한 공항공사 통폐합과 관련해 비교적 윤곽이 뚜렷한 정부발 첫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이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정부는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공항 관련 기관 통폐합에 대해서는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 마련 후 진행 상황을 점검해 통합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15개 공항 중 흑자를 내는 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인천공항과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개 지방공항 중 김포·김해·제주·청주공항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방 공항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만약 이들 지방공항이 정부의 지방공항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홀로서기에 성공하면 자생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공항공사 통폐합 논의는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문체부와 국토부는 지방공항 연계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을 순회하며 ‘지방공항 연계 지역관광 활성화 협력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7일엔 대구(4월), 김해(5월)에 이어 세번째로 양양공항을 찾아 강원권 관광상품 개발 등을 논의했다.
11월엔 대국민 토론회를 열어 지방공항 활성화와 외래관광객의 지역 확산에 대한 국민과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를 향후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