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 재개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유럽 내 미군 관련 시설까지 직접 공격하는 확전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이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 ‘3~4주’ 시한이 종료된 뒤 미국이 추가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유럽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호르무즈레터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테헤란의 이란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불가리아 베즈메르 공군기지와 키프로스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 등을 잠재적인 공격 대상으로 검토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저 광섬유 인터넷 케이블을 공격하는 방안도 별도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선 넘으면 유럽까지”…공격 범위 확대 경고
호르무즈레터에 따르면 이란 내부에서는 전쟁 재개 가능성을 ‘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할 것인지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이란 측은 미국에 요구사항을 수용하라며 ‘3~4주’의 시한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레터는 이 시한이 끝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이란이 유럽의 미군 관련 자산을 직접 공격하는 방안을 확전 계획에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지나치게 나간다면 이란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며 “지역을 넘어 유럽까지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호르무즈레터는 전했다.
그는 이란의 대응에 “한계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의 주요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등의 행동에 나설 경우 전쟁의 지리적 범위가 중동을 벗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의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것과 같은 매우 큰 실수는 전쟁을 역외로 확대하고 유럽까지 도달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잠재적 공격 대상으로는 불가리아의 베즈메르 공군기지와 키프로스의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가 거론됐다.
호르무즈레터에 따르면 IRGC가 미국의 유럽 내 자산을 대상으로 한 공격 가능성을 평가했다. 다만 실제 공격 명령이 내려졌거나 공격 시점이 결정됐다는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공격 계획이 확정됐다고 보기보다 이란이 확전 상황에 대비해 잠재적인 목표와 대응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유럽도 미사일 받을 수 있다”…장거리 공격 능력 강조
호르무즈레터가 전한 이란 관계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공격으로 미군 장병 3명이 사망했다. 이란 측은 이를 자국이 수행한 “가장 정밀한 장거리 공격”이라고 평가하며 더 먼 거리의 목표물을 타격할 능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해당 공격이 유럽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도 미사일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며 “따라서 유럽은 이번 전쟁에서 어느 편에 서야 할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이란이 향후 충돌에서 공격 범위를 중동 지역으로 제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저 인터넷 케이블 공격도 검토
IRGC는 군사기지뿐 아니라 통신 인프라를 공격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레터에 따르면 IRGC는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해저 광섬유 인터넷 케이블을 공격하는 방안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해저케이블이 검토 대상인지, 실제 공격 준비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는 제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