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이후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이례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서명식 도중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슈머는 아마 이해할 것이다. 오랫동안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라며 “사실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를 아주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보다 더 잘 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미시간주 상원의원 당선인 압둘 엘사예드가 슈머의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 재선임을 지지하지 않는 데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기자가 엘사예드의 태도가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보여주는 것인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엘사예드가 일찍부터 슈머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rump throws his support behind Chuck Schumer:

“Chuck Schumer probably gets it [Majority Leader]. He is not a bad guy. I know him very well.”

At this point anyone who thinks change is coming from the duopoly isn’t paying attention. We need a revolution. https://t.co/X5cGvgPVZc

— Power to the People ☭🕊 (@ProudSocialist) November 5, 2026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중간선거 패배 직후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이를 슈머의 다수당 대표 선출에 대한 공식 지지 선언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트럼프는 슈머의 정치적 경험과 인간적인 면모를 평가했을 뿐, 민주당의 지도부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지만, 당내에서는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엘사예드는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메릴랜드주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이 슈머에게 도전할 경우 지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슈머는 2017년부터 상원 민주당을 이끌고 있으며,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다수당 대표를 지냈다. 그는 중간선거 승리 이후 차기 의회에서도 민주당 지도부를 계속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당 지도부를 둘러싼 내부 갈등과 별개로, 여소야대 정국에서 백악관과 민주당 간 협상 가능성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가 민주당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조지타운대 크리스토퍼 워쇼 교수는 지난 1일 LA타임스를 통해 빌 클린턴이 1994년 공화당에 패배한 뒤 정책 노선을 조정했던 사례를 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노선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유화적 발언은 과거 정치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약 8년간 민주당에 등록돼 있었으며, 2017년 첫 임기 당시에도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척 슈머·낸시 펠로시와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