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보유 자사주의 절반 이상을 소각하고 주식 액면분할을 다시 추진한다. 주주환원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3분기 매출은 6조원을 넘어섰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고려아연은 4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 재추진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내년 1월 보유 자사주 47만9737주 가운데 24만6665주(51.4%)를 소각하기로 했다. 나머지 23만3072주(48.6%)는 향후 10년간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액면분할도 다시 추진한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하고, 분할 비율과 기준일 등 구체적인 내용은 주총에 앞서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액면분할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경영권 분쟁 상대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후속 절차가 중단됐다. 고려아연은 액면분할을 통해 주당 가격을 낮추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과 주식 거래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3분기 배당금은 주당 50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 기준일은 이달 29일이며 다음 달 초 지급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1~3분기 매 분기 주당 5000원을 배당했으며, 누적 배당금은 3059억원에 달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 안정적인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본업 경쟁력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악화가 엇갈렸다. 연결 기준 매출은 6조8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417억원으로 48.2% 감소했다.

매출은 3개 분기 연속 6조원을 넘어섰고, 영업흑자는 107개 분기 연속 이어갔다. 별도 기준 매출은 3조6573억원으로 40.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43억원으로 4.6% 줄었다.

고려아연은 금속가격과 환율 하락, 미국 핵심광물 제련소 건설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약 74억달러를 투자하는 핵심광물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정부의 최종 환경평가(EA) 절차를 통과하면서 환경 관련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금속가격과 환율 변동 등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한 게 수익성에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3개 분기 연속 매출액 6조원을 돌파하면서 견조한 사업 안정성과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향후 금속가격과 환율 안정 등이 완화되고 게르마늄 본격 생산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 수익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금, 은 등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제련기업이다. 1974년 설립돼 울산 온산제련소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 재활용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