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8’ 화면에 갑자기 금이 쩍 갈라진다. 최근 화면 결함 논란에 휩싸인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와 똑같은 모습이다. 삼성 제품에도 문제가 생긴 것일까.
하지만 반전이 있다. 화면에 나타난 균열은 실제 고장이 아니라 ‘사진’이다. 사진을 닫자 멀쩡한 화면이 나타난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애플의 약점을 재치 있게 꼬집은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짧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영상은 공개 닷새 만에 조회수 1000만회를 넘어섰다.
영상의 핵심은 ‘반전’이다. 갤럭시 Z 폴드8을 펼치면 화면에 파란색 균열이 나타난다. 애플 아이폰 듀오에서 보고된 화면 결함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러나 잠시 뒤 사진 앱을 닫자 균열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삼성전자가 만든 폴더블폰은 멀쩡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애플의 결함 논란을 비튼 셈이다.
해외 누리꾼들도 반응했다. 관련 영상에는 “삼성이 압도했다” 등 삼성의 재치 있는 대응에 호응하는 댓글이 달렸다. 경쟁사의 제품 결함을 별다른 설명 없이 짧은 영상 하나로 풍자한 방식이 관심을 끌었다.
삼성의 애플 놀리기는 사우디에서 그치지 않았다. 캐나다 법인도 갤럭시 Z 폴드8을 반복해서 접었다 펴는 영상을 공개하며 “우리는 하루 종일 이렇게 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폴더블폰의 핵심인 화면 내구성에서 삼성의 기술력을 강조한 것이다.
말레이시아와 호주 법인도 비슷한 홍보에 가세했다. 삼성은 경쟁사의 제품 결함 논란을 자사 폴더블폰의 강점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애플의 앞선 자신감 때문이다. 애플의 존 터너스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 듀오 출시를 앞두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쟁사들이 선보인 초기 폴더블폰에 대해 “싸구려 같고 조잡하게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특정 업체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어 온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아이폰 듀오가 출시된 뒤 일부 구매자 사이에서 화면에 금이 가거나 표시 이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제품을 받은 지 몇 시간 또는 며칠 만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례도 나왔다. 특히 출고가가 최고 509만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라는 점에서 품질 논란이 확산했다. 애플은 일부 제품에서 화면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고 문제가 있는 제품은 교체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듀오의 품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은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 출시 이후 최근 일주일 동안 갤럭시 Z 폴드8의 국내 판매량은 직전 일주일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폴더블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정면 승부가 시작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8세대에 걸쳐 쌓아온 접이식 화면과 힌지 기술, 내구성에 대한 신뢰가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사용 편의성도 판매 증가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