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디지털자산 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비견되는 사이버 공격 확산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보안이 취약한 소규모 프로토콜을 겨냥한 공격이 늘어나는 가운데 대형 해킹도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하세브 쿠레시 드래곤플라이 매니징 파트너는 최근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해킹 확산을 ‘코로나19 팬데믹’과 비슷한 공격 물결에 비유했다. 그는 온체인 해킹을 사이버 보안의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표현하며 “디지털자산이 사이버 공격을 가장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영역인 만큼 인터넷 전반의 보안 위험을 먼저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킹 건수 급증…대형 사고 위험도 여전
쿠레시 파트너는 디파이라마 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온체인 해킹 건수가 급증하는 반면 사건당 피해액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 프로토콜에 공격이 집중되는 가운데 대형 프로토콜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형 해킹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서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디지털자산 보안 사고 피해액은 12억8000만달러(약 1조6943억원)로 2분기 8억2230만달러(약 1조885억원)보다 약 55.7% 증가했다. 사고 건수도 222건에서 252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피해액은 약 13억1600만달러(약 1조742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8%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피해액에서 14억5000만달러(약 1조9194억원) 규모의 바이비트 해킹을 제외하면 오히려 약 28% 증가한 수준이다. 초대형 사고 한 건이 전체 피해 통계를 크게 좌우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공격 범위도 스마트계약 취약점을 넘어 운영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인게코가 지난 8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발생한 보안 사고 245건 가운데 60%는 사전에 보안 감사를 받은 프로토콜에서 발생했다. 이들 사고가 전체 피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44%에 달했다.
AI 방어에도 커지는 위협…블록체인 복구 체계 필요
쿠레시 파트너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보안 위협에 대비해 블록체인 자체의 복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자산을 새로운 지갑으로 옮기는 방식으로는 네트워크 전반의 위험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대안으로 ‘암호학적 복구 모드(Cryptographic Recovery Mode)’를 제안했다. 이용자가 해시 기반 백업 서명을 주소에 연결하고, 기존 암호화 서명 체계가 무력화될 경우 검증자가 복구 절차를 가동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서틱은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시작된 사이버 공격의 확산이 인터넷 산업 전반의 보안 체계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