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가 보험금을 받지 못했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등 금융권 분쟁을 해결해 달라는 신청 처리가 늦어지는 사례가 지속되면서, 피해 구제 기능이 부실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금융사의 전산장애 사고가 늘어나는 만큼 대출 이용 불편과 보험금 지급 지연 등 소비자가 체감하는 피해가 클 수 있어 대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21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피해를 해결해 달라는 분쟁조정 신청 사건 다수가 1년 넘게 처리되지 않는 등 장기간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8월 말 기준 분쟁조정 미처리 사건은 총 1만1114건으로 집계됐다. 또 분쟁조정을 신청한 뒤 6개월이 지나도록 처리되지 않은 사건도 늘어나고 있다. 분쟁조정은 민원 성격을 넘어 금융사와 갈등이 있을 때 관련 기관에 도움을 구하는 구제 제도다.

이 기간 181~365일 동안 처리되지 않은 사건도 558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청한 지 1년(366일)을 넘긴 장기 미처리 사건도 1404건으로 집계됐다. 분쟁조정 신청건에 대한 기간을 보면 91~180일이 2094건, 31~90일은 1505건, 1~30일 530건으로 조사됐다.

또 이미 행정적인 처리가 끝났지만 분쟁 조정 결과 수용까지 사건이 장기화하는 현상도 보였다. 분쟁 조정 결과에 대해 소비자나 금융사 한쪽이 이의를 제기하면 성립이 되질 않아서다. 신청부터 결정까지 366일 이상 걸린 사건은 올해 8월까지 2670건에 달했고 지난해는 1071건, 2022~2024년에는 없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소비자가 피해를 구제받겠다고 해도 1년 넘게 기다리는 구조라면 신속한 피해구제라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며 “1만건 넘게 쌓인 미처리 사건의 적체 원인을 점검하고 사건 처리기간 단축과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높일 제도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과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 저축은행, 카드 등 금융 업권 전체에서 전산장애 사고도 끊이질 않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증권·저축은행·보험·카드업권에서 금감원에 보고된 전산장애는 총 1736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329건에서 2023년 376건, 2024년 409건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392건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그럼에도 올해 8월 말까지 230건이 집계됐다.

업권별로 보면 이 기간 은행이 565건, 증권 465건, 보험 337건, 저축은행 193건, 카드 176건 순이었다. 이에 전산장애로 은행은 대출·계좌개설 등의 불편을 겪을 수 있고 보험업은 보험금 지급 기간 지연과 신청 누락 등 소비자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민 의원은 “금융거래가 일상이 된 만큼 전산장애는 금융소비자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장애가 반복되는 원인을 점검하고 신속한 복구와 소비자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