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대학 졸업장보다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 적응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16일 EBS ‘위대한 수업’ 강연에서 “이렇게 말하면 좀 충격일 것인데, 앞으로는 굳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지난 12일부터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여러분이 대학을 나왔든 안 나왔든 AI를 쓰는 게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며 “문제 해결 능력, 질문을 던지는 능력, 생각하는 힘, 공감하는 힘, 적응의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에게 사회와 기업이 잡(job)을 더 주려고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학업 자체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며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성공한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배운다는 개념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며 “선생님도, 교수님도 이걸 안 해봤기에 가르쳐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스스로 전부 AI를 써보면서 나만의 방법을 찾고 어떻게 문제를 소화하고 움직일지 연구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며 “기회가 되면 AI를 갖고 무엇이든 만들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특히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이 AI 시대에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봤다. 그는 “AI 시대에 단 하나의 포맷으로 사람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통할 수가 없다”며 “학점을 잘 받는 우등생이 훌륭한 학생이라고 해온 것은 산업시대의 낡은 관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의 학교는 배우는 장소가 아니라 실험하는 장소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확산은 노동의 개념과 고용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여태까지 한 회사에, 한 직종에, 한 부서에서 정해진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게 일자리고 노동이었다”며 “이제 AI를 활용하면 1~2시간이면 생산성을 맞출 수 있는데, 6시간 정도는 회사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정해진 근무 형태에 맞추기보다 개인이 자신의 일과 경력을 설계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최 회장은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직업을 갖고 더 많은 일을 할지는 개인의 선택”이라며 “지금까지는 정규직, 계약직 이런 방식으로 일을 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자기 일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는 누군가에게 고용을 당하는 게 아니라, 내가 회사를 선택하는 자유가 선택권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창업을 꼽았다. 최 회장은 “무조건 창업을 해서 대한민국 혹은 인류에게 가장 난제라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 멋진 말이고, 아마 더 놀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게 더 맞는 얘기일 것”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