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해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하는 가운데 올해 증시에서 최종 상장폐지된 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감사의견과 경영 투명성 문제에 더해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장사들이 퇴출됐다.

4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올해 1~9월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상장유지 요건 미달로 최종 상장폐지된 기업은 총 36곳으로, 전년 동기 19곳보다 89.5% 증가했다. 최종 상장폐지일 기준으로 코넥스와 스팩, 합병·완전자회사 편입·자진 상폐·이전상장·해산 등에 따른 폐지는 제외한 수치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15곳, 2분기 6곳, 3분기 15곳으로 지난해 각각 7곳, 5곳, 7곳보다 모두 늘었다. 특히 3분기 코스닥 퇴출 기업은 14곳으로 전년 동기 6곳보다 증가했다. 코스피는 양쪽 모두 1곳이어서 3분기 증가분은 전부 코스닥에서 발생했다. 올해 누적 퇴출은 코스닥 27곳, 코스피 9곳이다.

누적 증가를 주도한 것은 감사의견 미충족 기업이었다. 감사의견 거절·한정에 따른 폐지는 지난해 4곳에서 올해 18곳으로 늘었다. 기업의 계속성·경영 투명성 등을 고려한 폐지는 14곳에서 15곳으로 증가했다. 시가총액 미달은 지난해 없었지만 올해 3곳 발생했다.

코이즈와 원풍물산은 각각 지난달 14일과 21일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을 사유로 코스닥에서 퇴출됐다. 코스피에서는 일정실업이 지난 6월 30일 시총 미달로 상장폐지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6월까지 코스닥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실질심사를 3심제에서 2심제로 줄인 데 이어 최대 개선기간을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방안도 내놨다.

7월부터 시총 기준은 코스닥 150억원에서 200억원, 코스피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높아졌다.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요건이 신설됐고 공시벌점에 따른 실질심사 기준도 강화됐다.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 역시 실질심사 사유에 추가됐다.

다만 요건 강화에 대응한 주식병합도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부터 9월 4일까지 액면병합 변경상장을 마친 코스닥 기업 중 20거래일 후 주가가 확인된 124곳 가운데 17곳은 다시 1000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또 시장가격 기준 미달이 곧 재무·영업 부실을 뜻하지는 않았다. 보고서에서 관리종목 지정기업 중 올해 상반기 재무자료가 확인된 59곳 가운데 11곳은 자본잠식이 없으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 영업이익·영업활동현금흐름 흑자를 모두 충족했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행 기준의 적용 결과와 실제 퇴출기업의 특성을 점검하고 추가 기준 상향이 기업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4일 시장 상황과 기업계 의견을 고려해 코스닥 시총 300억원 기준 적용을 내년 1월에서 7월로 유예하기로 했다. 코스피도 같은 기간 시총 상향 유예를 추진하고, 일정 재무요건을 갖춘 기업에는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이전상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