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는 분명 ‘매수’하라고 했는데 막상 사니 떨어지는 주가에 한숨짓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런데 알고 보니 증권사에서 발간한 리포트의 80% 이상이 투자의견 매수 리포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매수 의견 비율이 100%라 사실상 매수의견을 담은 리포트만 발간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2분기 증권사별 투자의견 리포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넥스트증권, 부국증권, 유화증권, 한양증권 4곳은 투자등급 매수인 리포트가 100%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증권사가 발간한 리포트의 투자의견이 모두 매수였다는 것이다.

교보증권은 매수의견 비중이 99.3%, 케이프투자증권은 98.4%, DS투자증권은 98.7%에 달했다. 이 외에도 하나증권(97.3%), 유진투자증권(96.8%), 흥국증권(96.6%) 순으로 매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삼성증권은 매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85.5%였지만 나머지 14.5%는 모두 중립 의견으로 매도는 없었다. 한국투자증권도 매수 86.0%, 중립 14.0%로 매도 의견은 없었다.

매도 의견을 낸 국내 증권사는 전체 33곳 가운데 DS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3군데 뿐이었다.

해외 증권사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국내에서 영업중인 해외 증권사 15곳 중 리서치센터 업무가 종료된 3곳을 제외하고 12곳 중 투자의견 매수 비중이 70%를 넘긴 곳은 씨지에스 인터내셔널증권 홍콩 한국지점(76%),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72%) 뿐이었다.

반면 맥쿼리증권의 경우 ‘매도’ 의견 리포트 비중이 21.7%에 달했다.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증권 서울지점도 매도 의견 비중이 21.4%로 20%가 넘었다.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16.3%),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 서울지점(15%) 등도 투자의견 매도 리포트 비중이 10% 이상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의 리서치보고서가 매수의견으로 편중돼 있어 낮은 신뢰도를 얻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문제제기해왔다. 하지만 이름을 걸고 리포트를 발간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매도 의견을 제시하기에 부담이 크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제2차 ‘금투업권 모험자본 역량강화 협의체’를 개최하고 증권사의 리서치보고서의 독립성과 신뢰성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애널리스트의 매도 의견 제시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성명 기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준법감시인 사전 승인 등 내부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사전승인 절차·내용 및 리서치 작성자 성명 등 관련 자료를 내부적으로 기록·관리하도록 한다.

또 증권사의 리서치보고서가 스몰캡(중소형주)에 대한 낮은 커버리지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된 만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발행어음 인가 심사 시에 스몰캡 리서치 발간 계획을 평가 항목에 추가하고, 종투사에 대한 스몰캡 커버리지 최소 비율을 도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