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POS)·키오스크 전문기업 포스뱅크가 종합 로봇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약 24년 동안 축적한 하드웨어 개발·제조 역량과 세계 80개국에 구축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서빙로봇부터 청소·재고관리·물류로봇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임흥준 포스뱅크 부사장은 최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경제가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 이미 보급될 만큼 보급된 POS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로봇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2003년 설립된 포스뱅크는 POS와 키오스크를 개발·제조해 온 기업이다. 2024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회사가 추산하는 국내 POS·키오스크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약 80개국에서 200여 개 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파트너사 수도 전년보다 약 10% 증가했다.

로봇 사업 진출의 배경에는 POS·키오스크와 로봇 사이의 기술적 연관성이 있다. 임 부사장은 “식당을 예로 들면, 고객이 키오스크나 테이블오더로 음식을 주문하고, 주방에서 완성된 음식은 서빙로봇이 테이블로 운반하고 식사가 끝난 뒤에는 퇴식로봇이 식기를 회수한다”며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는 주문과 결제, 서빙, 퇴식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POS·키오스크에 들어가는 마더보드와 터치스크린, 시스템 제어 기술을 로봇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뱅크는 전체 임직원의 약 40%인 60여 명을 개발 인력으로 두고 있다. 로봇 구동부는 로봇 전문 엔지니어 10여 명이 소속된 자회사에서 개발하고, 시스템 제어부는 포스뱅크 연구소가 맡는 방식이다.

임 부사장은 “POS와 키오스크, 로봇은 움직이는 구동부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두뇌 역할을 하는 마더보드와 터치스크린 등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 많다”며 “이미 테이블오더와 카운터 POS를 통합한 경험도 갖고 있어 주문·결제 시스템과 로봇을 연결하는 데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뱅크의 첫 번째 결과물은 자율주행 서빙로봇 ‘팀봇(Timbot)’이다. 2025년 자율주행 로봇 기술에 투자한 뒤 1년 이상 개발을 거쳐 완성했다. 포스뱅크는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팀봇과 인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하는 하이엔드 POS ‘포지드’, 초슬림 안드로이드 POS ‘엣지’ 등을 함께 선보였다.

회사는 팀봇을 시작으로 배달로봇과 생산용 자재를 운반하는 물류로봇, 퇴식로봇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호텔·식당·카페 등 호스피탈리티 시장뿐 아니라 도소매와 제조, 공공서비스 분야까지 겨냥한다. 공공기관에서 홀몸노인의 상태를 살피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돌봄로봇 역시 잠재적인 적용 분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국내 제조 기반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업용 청소로봇 시장에도 뛰어든다. 임 부사장은 “국내 로봇 기술을 보유한 제조사로서 상업용 청소로봇을 직접 개발·제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범용 소프트웨어와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의 형태와 기능을 바꿔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소매 시장을 겨냥한 재고관리 로봇 개발도 검토 중이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매장에서는 로봇이 밤새 매장을 돌아다니며 무선주파수인식(RFID)으로 상품 재고를 자동 파악해 전산망에 반영한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도입이 더디지만, 인건비 상승과 무인화 확산에 따라 수요가 커질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포스뱅크는 지난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로봇·로봇부품 제조 및 판매와 AI 시스템 개발·판매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국내에서 서빙·청소·재고관리 로봇의 제품군을 갖춘 뒤 기존 글로벌 POS·키오스크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 로봇 시장까지 공략할 방침이다.

실적도 성장세다. 포스뱅크는 지난해 매출 914억원, 영업이익 3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6%, 13.4% 성장했다. 올해는 성장세가 더 가팔라져 1분기 매출 265억원, 영업이익 20억원으로 큰 폭 증가했고,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매출 631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4.0%, 283.7% 늘어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임 부사장은 “한국은 서빙로봇 상용화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앞서 있지만 도소매 분야의 로봇 활용은 아직 뒤처져 있다”며 “POS 분야에서 쌓은 제조 기술과 소프트웨어, 글로벌 판매망을 결합해 내년까지 국내 로봇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