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부가 소수에게 집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M. 드러커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AI가 경제와 사회에 미칠 실제 위험을 인정하면서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주장은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미래를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묘사한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 오피니언에 따르면 드러커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각)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최근 AI를 일자리와 부의 집중 문제와 연결해 경고한 발언을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드러커는 AI가 경제적 기회와 사회적 결속에 미칠 영향에 실제 우려가 존재하지만 이를 극단적인 미래상으로 연결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논쟁의 발단은 지난달 말 뉴욕주 이타카에서 열린 ‘학생 대 억만장자(Students vs. Billionaires)’ 타운홀이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부유층과 엘리트가 AI를 이용해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부를 독점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엘리트가 원하는 것은 세상이 물리적으로 점점 불안정해지는 상황에서 모든 자원을 자신들을 위해 축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환경에서 이들이 사람들의 생계를 없애고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 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를 자신들이 차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 역시 지속 불가능한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타운홀에서는 AI와 데이터 프라이버시, 감시 문제 등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코넬데일리선 보도에서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AI와 개인정보 문제를 비판한 사실이 확인된다.

“AI 우려는 현실… 디스토피아 전망은 과도”

드러커는 AI가 가져올 위험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발전하는 AI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제적 기회와 사회적 결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둘러싼 실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제시한 미래상이 지나치게 극단적이라고 비판했다.

드러커는 부유층 역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할 정상적인 경제가 필요하다며 AI를 통해 일자리를 없애고 부를 독점하려 한다는 식의 설명에는 논리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주장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재앙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드러커는 미국 유권자들이 경제에 높은 불안감을 느끼고 정부와 제도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막대한 부의 집중과 빠른 사회 변화, 지정학적 불안, 과거 공상과학에서나 등장하던 수준의 기술 발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환경이 정치권의 포퓰리즘 메시지가 힘을 얻을 수 있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포퓰리즘과 비교

드러커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정치적 메시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포퓰리즘과 비교하기도 했다.

드러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과 첫 임기 당시 이민 문제를 미국의 범죄와 임금, 주거비 등 국내 문제와 연결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부유층과 기업, AI를 경제적 불안과 일자리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게 드러커의 설명이다.

그는 국제무역이 미국 전체에는 혜택을 줬지만 제조업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고, 불법 이민 역시 국경 안보와 법 집행을 둘러싼 실제 문제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복잡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존재하지만 정치권이 이를 특정 집단이나 기술 하나의 책임으로 단순화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게 칼럼의 핵심 주장이다.

드러커는 공화당과 민주당 정치인 모두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포퓰리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 등이 경고하는 AI발 경제·사회적 재앙은 일부 미국인이 우려하는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아직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