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직접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비트코인(BTC)보다 높은 선호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은 장기 가치 저장 수단에서는 우위를 유지했지만 일상 결제 수단으로 선택한 AI 모델 비율은 3월 36%에서 9월 20%로 낮아졌다.
비트코인닷컴은 23일(현지시각) 블랙록의 ‘머신 네이티브 경제(The Machine-Native Economy)’ 보고서와 비트코인정책연구소(BPI) 조사 결과를 인용해 AI 에이전트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우위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BPI 조사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선택한 AI 모델 응답 비율은 3월 53%에서 9월 77%로 높아졌다.
AI 결제서 스테이블코인 선호 확대
블랙록은 AI 확산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이 에이전트 경제의 거래 용도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더리움(ETH) 등 일부 디지털자산도 수혜 가능성이 있는 사례로 언급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보고서에서 주로 장기 가치 저장 수단으로 다뤄졌다. 블랙록이 인용한 BPI의 3월 조사에서는 AI 모델 응답의 53%가 일상 결제에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했고 비트코인은 36%였다. 9월1~3일 후속 조사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77%로 높아진 반면 비트코인은 20%로 낮아졌다.
다만 두 조사 결과를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3월에는 36개 AI 모델을 조사했지만 9월에는 최신 모델 9개를 대상으로 했다. 모델과 실험 환경이 달라 결과 변화가 최신 AI 모델의 특성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BPI는 설명했다. 최신 모델 9개 가운데 비트코인을 가장 높은 순위로 선택한 모델은 그록 4.6뿐이었다.
결제 인프라도 x402 우세…라이트닝 추격
실제 AI 결제 인프라에서도 현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프로토콜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에이전트용 유료 서비스를 집계하는 402index.io에 따르면 검증된 결제 서비스 중 비트코인 L402 비중은 0.4%, x402는 98%였다.
다만 코인베이스 디렉토리는 x402 서비스를 자동 등록하는 반면 L402는 커뮤니티 목록에 의존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머신 페이먼츠 프로토콜(MPP)을 통해서도 사용될 수 있어 L402 수치가 전체 라이트닝 결제 지원 규모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BPI 후속 조사에서는 AI 결제의 회계단위로 법정화폐를 선택한 비율이 41.4%, 비트코인은 13.8%였다. 디지털자산 마켓메이커 키록(Keyrock)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거래의 중간값은 0.01~0.10달러다. 라이트닝의 비용 경쟁력은 주로 0.01달러 미만 거래에서 두드러지는 반면 베이스와 템포의 스테이블코인 수수료도 1센트 미만이다.
비트코인 결제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라이트닝랩스는 7월 개발자와 AI 에이전트가 자체 라이트닝 인프라 없이 비트코인 결제를 적용할 수 있는 ‘웨이브렝스’를 알파 버전으로 공개했다. 비트코인닷컴은 AI 에이전트 경제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장기적인 결제 인프라 경쟁 구도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