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정부가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인공지능(AI)에 5조5500억원, 창업 사업화에 1조원 등을 투입한다. 반면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관련 별도 사업이나 배정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미래대응기금을 포함해 역대 최대인 총 821조원 규모의 2027년 예산안을 심의해 승인했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으로 총수입이 200조원 급증하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마련된 신규 예산이다. 전체 162조3000억원 가운데 실제 사업에 투입되는 금액은 45조4000억원이다. 나머지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 축소에 사용하고 104조4000억원은 세수 변동 등에 대비한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

AI에 5.55조…자율주행·우주도 투자

총 52조9000억원이 투입되는 4대 사업계정은 청년계정, 성장동력계정, 지방계정, 교육·인재계정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AI, 반도체 분야를 포함하는 성장동력계정에는 14조2000억원이 배정됐다.

항목별로 보면 AI 관련 사업에는 총 5조5500억원이 투입된다. AI 예산 가운데 가장 큰 사업은 4조7000억원 규모의 ‘프론티어급 AI’ 개발이다. 정부는 최고 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확보하고 데이터와 핵심 인재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공공·민간 서비스를 AI로 검색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모두의 AI’에는 2500억원을 배정했다. 제조 현장의 숙련기술을 데이터화하는 제조 암묵지 연구개발(R&D)과 국산 AI 데이터센터(AIDC) 생태계 구축에는 각각 3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도 청년계정 13조3000억원 가운데 창업 사업화 지원에는 1조원이 배정됐다. 교육·인재계정에서는 창업중심대학에 1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고 AI중심대학 지원액을 기존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프론티어급 AI 사업에는 출연금, 보조금 지원이 아닌 직접 출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재정이 초기 투자자이자 초기 수요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디지털자산 별도 배정액은 없어

반면 미래대응기금 주요 사업에서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관련 별도 예산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과 블록체인 경쟁력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점을 들어 제도 개선에 비해 산업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금융 지원은 뒤따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대한민국을 디지털자산 허브로 만들겠다”며 디지털자산 생태계 정비와 산업 육성 기반 마련을 공약했다. 출범 이후에도 블록체인 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혁신로드맵과 블록체인기본법 마련을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금융당국 역시 미래전략산업에 대한 정책금융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고 디지털·초격차 기술 등 미래 핵심 분야에 정책금융을 집중한다는 방향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정작 대규모 재정 투입이 이뤄지는 미래대응기금에서는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나 재원 배분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