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황효준 에디터] 전통금융(TradFi)과 탈중앙금융(DeFi)을 잇는 기관용 레이어1 블록체인 레일스(Rayls)가 에니그마(Enygma)의 양자내성 준비 현황을 공개했다. 에니그마는 레일스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는 프라이버시 지향 결제 프로토콜이다.

레일스는 3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하려면 단순히 시스템이 ‘양자내성’을 갖췄는지만 볼 게 아니라고 밝혔다. 시스템에 어떤 암호기술이 쓰였는지, 어떤 부분이 양자컴퓨터 공격에 취약한지, 앞으로 어떤 기술로 바꿀 수 있는지를 나눠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체계에 미칠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4년 8월 첫 양자내성암호 표준 3종을 확정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CNSA 2.0을 통해 2027년 1월부터 국가안보시스템을 새로 도입할 때 특정 양자내성 알고리즘을 적용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CNSA 2.0은 NSA가 국가안보시스템을 양자컴퓨터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차세대 암호 알고리즘 기준이다.

유럽도 관련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2026년 말까지 국가별 양자내성암호 전략을 마련하고 중요 인프라는 2030년까지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의 디지털운영복원력법(DORA)도 금융회사가 시스템의 보안과 운영 위험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암호기술 관련 위험을 함께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대응이 필요한 이유는 이른바 ‘지금 수집하고 나중에 해독하는’ 공격 때문이다. 공격자가 현재는 풀 수 없는 암호화 데이터를 미리 모아 둔 뒤, 성능이 충분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과거 데이터를 다시 꺼내 해독하는 방식이다.

특히 금융정보는 오랜 기간 보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공격에 더 민감할 수 있다. 금융거래 기록과 고객확인(KYC) 자료, 결제 내역, 거래 포지션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안전하게 암호화된 정보라도 미래의 양자컴퓨터로 해독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에니그마, 7개 암호 요소 중 5개 양자내성 대응

레일스는 에니그마 결제 과정에 사용되는 7개 주요 암호기술 가운데 5개가 양자컴퓨팅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신원 확인과 거래정보 보호, 참여자 간 데이터 전송 등에 적용되는 주요 암호기술은 이미 양자내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기술은 NIST가 표준화한 양자내성암호 기술로 전환했다.

다만 7개 가운데 2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영지식증명 기술과 EVM 기반 지갑 키는 현재 양자컴퓨팅 공격에 완전히 대응하기 어렵다.

레일스는 영지식증명의 경우 향후 양자내성 기술이 상용화되면 교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EVM 지갑 키는 레일스뿐 아니라 이더리움 생태계 전반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레일스는 현재 7개 암호 요소 가운데 5개에 양자내성을 적용했으며, 나머지 2개도 관련 기술과 생태계 발전에 맞춰 단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양자 안전 한마디로 부족”…조달 기준도 바뀐다

레일스는 금융기관이 인프라를 평가할 때 단순히 ‘양자 안전’이라는 표현을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에 사용되는 암호 알고리즘과 취약 요소, NIST 표준 적용 여부, 파라미터 수준, 하이브리드 암호 지원 여부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특정 알고리즘 하나를 채택하는 것보다 암호 구성 요소를 향후 교체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자내성 표준과 기술이 계속 바뀔 수 있는 만큼 시스템 전체를 다시 구축하지 않고도 암호기술을 바꿀 수 있는 ‘암호 민첩성’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레일스는 “양자내성은 홍보 문구가 아니다”라며 현재 처리되는 데이터가 앞으로도 기밀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시스템 특성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적용 확대…30개 이상 기관서 활용

레일스는 보안·프라이버시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금융권 적용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3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관련 인프라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브라질 금융시장 인프라 기업 누클레아는 기업 매출채권 토큰화에 레일스를 활용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드렉스 시범사업에도 레일스가 적용됐다. JP모건의 블록체인 사업부 키넥시스도 기관용 토큰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신원 확인 기술로 레일스 소버린을 시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