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8일 이후 한국 시장에서 매도 규모를 키워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매수 우위로 돌아서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 누적 200조원 이상, 최근 한달 20조원 이상 팔았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사실상 수급의 열쇠를 쥔 외국인 자금이 추세적으로 유입될 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매경플러스는 글로벌 자금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시각과 앞으로 움직임을 살펴보기 위해 김한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한국 대표를 긴급 인터뷰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는 2026년 6월 말 기준 전 세계에서 7460억달러(약 10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운용자산은 1660억달러(약 222조원)다.
김 대표는 28일 매경플러스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의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돌아오려면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이 뚜렷해지고 기업들의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까지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한국 시장에 대한 구조적인 투자심리 악화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구조적으로 전환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금의 한국 증시 복귀를 이끌 핵심 변수로는 AI 산업의 성장 전망과 기업 실적의 지속 가능성, 주주환원 정책을 꼽았다. 단순히 주가가 하락해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는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최근 외국인 순매도세가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술주와 산업재 등 주요 업종의 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차익 실현과 주요 지수에서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이후 포트폴리오 내 투자 비중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특정 시장의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다른 시장과 비교한 수익률, 업종별 주가 상승 폭,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외국인 매도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판단이 바뀌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자금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AI 산업의 성장성과 반도체 실적의 지속 가능성이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현재의 실적 개선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경영진 발언을 보면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최종 수요처의 수요 수준과 AI 사업의 수익성,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능력과 비용 부담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AI 관련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만으로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실적 전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기업들이 기존 경쟁우위를 강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외에도 자동차·조선·방산·금융 등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종이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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